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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회계사 임모 씨 "바이오젠, 콜옵션 가능성 없었다… 회계기준 위반 아냐"

에피스 사업 성공 장담 못해… "삼성바이오 단독 지배로 인식""바이오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험 부담 가질 생각 없다고 판단"삼성, 지분 '50:50' 제안했지만, 바이오젠이 거부콜옵션 후 4년도 안되 지분 전량 매도… "자회사로 두는 것 관심 없었던 것"

입력 2022-09-23 17:26 | 수정 2022-09-23 17:30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혹과 관련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의 제약회사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바이오젠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에 불과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과 동등한 지배권을 가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23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67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매주 목요일 진행하고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혹 재판에서 외부회계감사법 위반 혐의 내용을 떼어내 삼정회계법인 재판과 병합했다. 이에 지난 3월부터 매 3주마다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2일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염 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염 모씨는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회계 감사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식 회계 의혹은 삼성바이오가 지난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연결)회사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바꾸는 과정에서 회계기준을 위반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2년 바이오젠과 자회사인 에피스를 합작해 설립하면서, 바이오젠에 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콜옵션은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더라도 일정 가격에 지분을 넘기는 것이다. 기업가치가 오르면 그 만큼이 회계상 부채로 책정된다.

검찰은 삼바와 미국 바이오젠이 에피스를 2012년부터 공동지배하고 있었으나, 단독지배를 한 것으로 회계처리를 함으로써 분식회계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삼성에피스 설립 당시부터 존재했으므로 2012~2014년 삼성에피스에 지분법이 적용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콜옵션 존재 자체만으로 경제적 실익을 가질 수 있어 에피스는 설립 당시부터 삼바의 단독 지배가 아닌 삼바-바이오젠 공동지배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과 약정한 콜옵션 사실을 고의로 은폐해, 콜옵션 상당 부채를 감췄다는 것이 주요 요지다.

그러나 당시 회계 감사를 담당한 염 모씨는 양일간에 걸쳐 진행된 재판에서 회계기준 위반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염 모씨는 이 기간 삼성에피스의 사업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낮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표이사 선임권도 삼성바이오에 있었고 이사회 구성에 있어서도 바이오젠은 1명의 추천권만을 보유해 삼성바이오의 단독지배로 인식했다는 설명이다. 

염 씨는 '삼성바이오가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으로 에피스에 대한 단독 지배력을 추가 설명한 필요가 없어 보인다'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며 "삼성바이오가 에피스를 단독지배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염 씨는 또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실질적 권리라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실질적 권리라고 봤다면 삼성바이오에 단순히 주석 공시 권하지 않고 지배력 변동가능성 제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와 동일한 수준의 위험 부담 가질 생각 없었다"며 "삼성바이오로부터 공시 범위에 대한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4월 4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에피스 직원 이 모씨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 모씨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지분율을 낮추고 콜옵션을 부여받은 것은 자본금이 부족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삼성이 바이오젠에 지분율 50:50을 제안했지만, 바이오젠의 요구로 변경된 점과 콜옵션 행사 후 4년이 지나지 않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로직스에 전량 매도한 것만 봐도 바이오젠이 자회사로 두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바이오젠은 에피스가 사업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았고 비상장 주식으로 판매가 불가능해 추후 옵션 행사시 이자율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삼정회계법인도 2014년까지 에피스 가치평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고 물었고, 염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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