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화S&C 출범하며 3세 승계 '첫 발'작년 김승연 회장 복귀 후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금융·비금융 가르마 타고 삼형제 영향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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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한화S&C 출범… 삼형제 승계 신호탄한화그룹은 꾸준히 3세 경영을 위한 물밑작업을 추진해왔다. 시작은 한화S&C(현 한화시스템) 출범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한화S&C는 2001년 3월 ㈜한화가 67%, 김 회장이 33%의 지분을 출자해 출발한 회사다. 2005년 김 회장이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전무에게 각각 지분 16.5%를, ㈜한화가 지분 전량을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넘겨주며 삼형제 소유의 회사가 됐다. 이후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삼형제의 지분율은 장남 50%, 차남과 삼남 각각 25%, 25%로 맞춰지게 됐다.당시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한화가 S&C를 통해 승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시민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해당 시나리오는 활용하기 어려워졌다. 이후 한화S&C는 SI 및 IT 관련 사업을 물적분할해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한화S&C(신설법인)을 출범시켰고,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45%을 매각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1년 뒤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의 합병이 진행된다. 오너일가가 한화S&C 주식을 직접 보유하진 않았지만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간접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면서다. 당시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합병비율은 1대 0.8이었다.한화S&C는 합병을 통해 매출이 2.3배 가량 높던 한화시스템과 비슷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또한 총수일가 지분율을 20% 아래로 떨어뜨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고 동시에 삼형제의 지배력도 간접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김승연 회장이 2014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징역형을 받고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승계 작업도 잠시 중단됐다. 삼형제는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돼 조용하게 경영 성과를 쌓는데 매진했다.멈춰있던 한화의 승계 시계는 지난해부터 다시 돌기 시작했다.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하면서 삼형제를 위한 승계 작업도 다시금 속도를 내게 된 것.김 회장은 1952년생, 올해 만 70세로 42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재계 최장수 회장이다. 여기에 삼형제 김동관(39세), 김동원(37세), 김동선(33세)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 각자 경영 성과를 쌓아 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평균 20년의 경영수업을 거쳐 48세에 그룹 회장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삼형제의 시간은 10년도 남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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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열, 수직 지배구조화… 비금융계열, 영향력 확대지난해 한화의 지배구조 개편은 크게 금융과 비금융, 두 가지 축으로 나눠 이뤄졌다. 우선 작년 8월 한화자산운용은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작업에 나섰다.당시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를 약3201억원에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였다. 한화자산운용이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기존 19.63%에서 46.08%로 늘어났다. 대상 주식은 한화글로벌에셋(12.46%), 한화호텔앤드리조트(8.7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28%)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보통주다.한화그룹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복잡하게 지분을 출자해 거미줄 같은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 한화투자증권도 한화자산운용이 아닌 그룹 내 다른 산업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분 취득을 통해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사이 교차지분이 상당부분 해소,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금융계열사 수직 지배구조가 공고해졌다.같은 해 10월에는 에이치솔루션과 모회사 한화에너지 역합병을 통해 비금융부문 지배구조 개편에도 나섰다. 표면적인 이유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통합해 지배구조를 단순하고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이기에 흡수합병에 따른 기존주주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됐다.하지만 에이치솔루션은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회사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승계작업과 떼놓고 보긴 어렵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부사장이 지분율 50%로 최대주주고,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전무가 각각 25%씩 지분을 가졌다.흡수합병으로 삼형제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그룹 내 영향력은 확대됐다. 한화에너지 아래 한화임팩트, 한화시스템 등 알짜회사 놓이게 되면서 이들 회사에 대한 간접 지배력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 지분 52.07%, 한화시스템 지분 12.8% 보유 중이다.동시에 한화에너지는 ㈜한화에 대한 지분을 늘리며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했다. 2018년 2%에 불과했던 지분율은 2019년 3%대, 2020년 4%를 거쳐 현재 9.7%까지 늘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에 이어 ㈜한화의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그룹 내 향후 삼형제들이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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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 승계 구도 윤곽… ㈜한화 아래 모인 삼남한화그룹은 올해 들어서도 대대적 사업 재편을 단행하며 승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 7월 ㈜한화는 방산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통합하기로 했다. 또 자회사인 한화건설을 합병한다. 이를 통해 한화건설 아래 있던 한화생명은 ㈜한화의 자회사가 된다. ㈜한화→한화건설→한화생명에서 ㈜한화→한화생명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 된 것.지난달에는 한화솔루션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의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소재, EVA시트)을 물적분할한다고 밝혔다. 유통사업을 떼어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로 갤러리아는 ㈜한화의 자회사가 됐다.같은 달 초에는 한화자산운용이 한화글로벌에셋과 한화호텔앤리조트가 가진 한화투자증권 우선주 36만4652주를 전량 매수하며 다른 한화그룹 계열사가 갖고 있던 한화투자증권 주식을 모두 가져오는 작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지분 구도는 화학·금융·레저 업권별로 묶는 것이 가능해졌고, 한화생명을 정점으로 사실상의 중간금융지주사 체제도 만들어졌다.결과적으로 현재 ㈜한화 아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율 33.95%)·한화솔루션(36.35%) ▲한화생명(43.24%) ▲한화갤러리아(36.35%)·한화호텔앤드리조트(49.8%)가 나란히 놓이게 됐다.이 시기 함께 이뤄진 인사 등을 함께 따져보면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방산과 에너지 사업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금융사업에는 김동원 부사장이, 레저 및 유통사업에는 김동선 전무가 자리하는 승계 구도가 마련됐다는 걸 알 수 있다.재계 관계자는 “㈜한화 아래 제조‧금융‧유통 사업은 다 모이게됐지만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추후 또 다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의 지배구조 재편작업은 현재진행형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