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고려 현장 철통 통제…장비가동 개시 오늘 재착공식 조합원 등 300여명 몰려공사비 1조1384억원 증액…조합원 분담금 인상 불만
  • ▲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 서울 강동구 관계자들이 17일 열린 재착공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박정환 기자
    ▲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 서울 강동구 관계자들이 17일 열린 재착공식에서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박정환 기자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사업이 공사중단 6개월만에 17일 사업을 재개했다.(관련기사 15일자 '둔촌주공 17일부터 공사 재개...공사중단 6개월만' 참조)

    이 공사는 기존의 아파트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간 갈등이 심화돼 지난 4월15일 이후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조합과 시공단은 공사비를 기존 3조2292억원에서 4조3677억원으로 약 1조1385억원 늘리기로 합의하고 이날부터 공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17일 찾은 공사현장은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드나들며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다. 

    공사장 한 켠에서는 '쿵쿵'거리는 굉음이 들려 공사가 정상적으로 재개됐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일터를 잃었던 근로자들도 다시 복귀해 분주하게 현장 곳곳을 누볐다. 

    현장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아직 조합과 시공사업단과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걸로 알고 있지만 어찌됐든 공사가 다시 진행돼 다행"이라며 "늦어진 공기를 맞추려면 이전보다 더 바쁘게 일해야 될것 같다"고 말했다.

    공사장 입구에서는 현장을 자세히 둘러보려는 일부 조합원과 안전문제로 인해 이를 통제하는 근로자 사이에서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전까지 공사현장 벽에 붙어 위압감을 주던 '유치권 행사' 현수막은 이날부로 모두 제거됐고 그 자리에는 공사재개를 알리는 현수막이 새로 걸려 있었다.
  • ▲ 둔촌주공 재건축 재착공 현장.ⓒ박정환 기자
    ▲ 둔촌주공 재건축 재착공 현장.ⓒ박정환 기자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사재개로 급한 불은 껐지만 가구당 추가 분담금 인상문제가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앞서 시공사업단은 조합측에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실 보상금액 약 1조1400억원을 조합측에 통보한 바 있다. 

    여기에 2020년 6월 증액된 공사비 3조2000억원을 더하면 공사 도급금액은 4조3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조합의 가구당 분담금은 약 1억8000만원에 달하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에 손실 비용을 반영한 최종 공사비의 검증을 요청한 상태로 적어도 두달이상은 지나야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검증 결과에 따라 시공사업단과 추가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어 빠른 공사 진행을 낙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사업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분담금 인상에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합원 A씨는 "일단 공사가 재개된다니 다행이지만 그동안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과 버린 시간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냐"며 "이미 수억원의 대출로 인한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은데 2억원이나 되는 추가 분담금까지 납부해야해 갑갑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에 걸린 현수막.ⓒ박정환 기자
    ▲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에 걸린 현수막.ⓒ박정환 기자
    이날 오전 10시 둔촌초등학교 옆 모델하우스에서 진행된 재착공식 현장에는 조합임원과 조합원, 강동구청 및 시공사업단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15일 열린 조합 임시총회에서 새로 추대된 박승환 조합장은 "둔촌주공사업이 재개되면서 조합원들과 일반분양을 기다리던 시민들의 큰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며 "통상적으로 정비사업에서 분쟁이 생기면 집행부 해임, 새 집행부 선출 등 절차가 복잡한데 서울시과 강동구청의 중재와 협조로 빠른 공사 재개가 가능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공사는 재개됐지만 공기가 상당기간 늦어졌고 이주비 이자 부담과 공사비 증액 등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이미 늦어지긴 했지만 새 아파트의 완성을 기다리는 조합원과 일반분양자들 입장을 생각해 공기를 최대한 빨리 앞당겨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분양은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측은 빠른 시일내 강동구청에 일반분양 심사신청을 마치고 오는 12월중 관리처분총회를 열어 일반분양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둔촌주공 재건축 재개를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서울내 재건축·재개발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가 분담금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지만 일단 사업이 재개된다면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사업을 재추진하는 조합이 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최근의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거래절벽, 서울 아파트값 하락, 미분양 우려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