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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새판짜는 한화③] 가르마 탔지만 차남‧삼남 시험대 올라

김동원, 금융업 주도… 캐롯손보 적자탈출 과제김동선, 갤러리아 품고 레저·유통 이끌 듯“사업구조 재편은 삼형제 승계가 목적 ”

입력 2022-10-19 15:17 | 수정 2022-10-19 15:27
2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 사업구조 재편으로 한화가(家) 삼형제의 승계 구도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과 방산 등 그룹의 핵심사업을 이끌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업을,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레저와 유통업을 맡는 그림이다. 

다만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김동관 부회장과 달리 김동원 부사장과 김동선 전무는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삼형제의 한화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차남과 삼남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한화

◆ 금융업 맡는 김동원… 캐롯손보, 적자 탈출‧신사업 발굴 과제   

김동원 부사장은 2014년 한화생명 디지털팀장으로 합류, 해외 사업과 신사업을 맡으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2016년 사업영역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고, 2019년부터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올라 한화생명을 포함한 한화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 2020년에는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 신사업 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전무로 승진했고, 작년 7월 임원 직제 변경에 따라 디지털담당 부사장이 됐다. 

김 부사장의 시간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비금융계열사가 가진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했고,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사실상 중간금융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며 독립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김동관 부회장만큼 뚜렷한 경영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김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출범 이래 지속되는 적자는 고민거리다. 

캐롯손해보험은 국내 최초로 탄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퍼마일자동차보험’ 등을 출시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가면서 현재는 자본잠식 상황에 처해있다. 

사업 첫해인 2019년 91억원이었던 순손실액은 2020년 381억원, 지난해 650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상반기에는 329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결손금이 발생하며 작년말 56.9%였던 자본잠식률은 올해 상반기 73.25%로 늘어났다. 

김 부사장은 핀테크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코, 크래프톤 등에 투자도 단행했지만 핵심 승계 성과로 내세우긴 미미한 수준이다. 독자적인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캐롯손해보험 적자 탈출과 함께 핵심 금융 계열사에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다. 

▲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한화

◆ 레저‧유통 맡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재무안정화 관건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는 형제 중 가장 늦게 경영에 합류했다. 김 전무는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했지만 2017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개인사업, 사모펀드 등을 거치다 2020년 한화에너지에 다시 입사했다. 작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부문 미래전략실 상무로 자리를 옮긴 그는 1년 5개월만인 지난 12일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경영 능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실적 악화와 재무부담을 겪고 있어서다. 그는 그간 한화 승계 구도 속에서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그늘에 가려져 입지가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90억원, 2020년 775억원, 작년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352억원, 1213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겨우 532억원까지 줄었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20년 위탁급식‧식자재유통(FC) 부문을 물적분할 해 사모펀드에 매각했고, 작년 1월에는 중국 자회사 푸디스찬음관리 유한공사 지분 100%를 현대그린푸드에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을 진행해왔다. 

특히 최근 한화솔루션이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갤러리아(가칭)를 신설하기로 하면서 김 전무의 경영 반경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그는 올해 2월부터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임하며 유통업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신설되는 한화갤러리아는 ㈜한화 아래 자리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김 전무가 향후 신사업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한 뒤 갤러리아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갤러리아에서의 성과가 가시화하면 김 전무는 장남과 차남이 장악한 분야 외의 사업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 한화그룹 내 유통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유통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은 2조원 안팎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결국 한화의 대대적 사업구조 재편 뒤에는 결국 삼형제에게 사업을 나눠주기 위한 목적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번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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