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신일전자, 순손실 내며 나란히 적자전환소비심리 둔화… 원자잿값‧물류비 급등 여파4분기 재고관리‧매출 확대로 수익성 방어 총력
  • ▲ ⓒ위닉스
    ▲ ⓒ위닉스
    중견가전업계의 3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 up‧보복 소비)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급등한 환율이 부진한 실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매직, 위니아, 신일전자, 위닉스 등 중견가전기업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악화했다. 

    SK매직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8억4600만원, 순이익 3억6700만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73.9%, 순이익은 97.4% 감소한 수준이다. 

    렌탈계정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가전 판매량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전체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가전사업 매출은 작년 3분기 628억원에서 올해 3분기 592억원으로 5.7% 줄어들었다.  

    동시에 차세대 IT 시스템 개발 및 구축에 따른 일시적 비용 지출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SK매직은 10여 년 만에 전사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 STORM 프로젝트를 단행한 바 있다. 

    위니아와 신일전자는 나란히 적자로 전환했다. 딤채로 잘 알려진 위니아는 3분기 영업이익 54억원, 순손실 20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0.3% 줄며 반토막이 났고, 순이익은 전년 45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여파로 소비심리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운송비 및 원자재값이 오른 영향이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등 대내외적 요인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위니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뚜껑형 미식가전에 사용되는 COMP류 등의 평균가격은 2020년 2만5532원에서 지난해 2만7846원, 올해 3분기 2만9435원으로 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탠드형 에어컨에 사용되는 설치자재 등의 원재료 가격도 2만5230원에서 작년 2만6730원, 올해 3분기 2만6777원으로 6.1% 늘었다. 

    신일전자는 3분기 영업익 37억원, 순손실 2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은 32.3% 줄었고 순이익은 전년 29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소비심리가 둔화한 가운데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데다 물류비까지 급등하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다. 

    신일의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추이를 보면 2020년 킬로그람(kg)당 1015원이었던 강판 가격은 지난해 1131원에서 올해 3분기 1447원으로 4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ABS레진(RESIN) 가격은 kg당 2341원에서 2870원, 3109원으로 32.8% 늘었고 AS레진 가격도 1938원에서 2365원, 2537원으로 30.9% 인상됐다. 

    위닉스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2억6500만원, 순이익 54억3000만원의 실적을 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익은 89.1% 줄었고, 순이익은 53.9%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50%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줄어든 여파다. 특히 선적지연 이슈와 이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미국향 수출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선적지연 이슈가 당초 1,2분기를 지나면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3분기에도 거의 유사하게 이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한 공기청정기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국내 매출도 부진했다. 코로나19로 대기질이 개선되면서 수요가 급감한 점이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와 보복소비 등에 따라 가전업계의 분위기가 좋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는 물론 물류비, 인건비 등도 오르면서 일제히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4분기 긴축경영과 재고관리, 매출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매직은 하반기부터 돌입한 위기대응체제를 유지하며 비용 절감을 이어나간다. 또한 신규 비즈니스 발굴을 통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생활가전 기업으로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위니아는 통상 4분기가 딤채의 주요 시즌인만큼 백화점‧전문점‧양판점 등과 함께 소비자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일은 불확실성이 큰 대외적인 리스크에 집중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실적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동시에 예년보다 더 촘촘한 재고 관리를 통해 비용절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물가 등은 대외적인 요인으로 언제 다시 상황이 좋아질지 판단이 어려운 데다 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라 기업들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적 방어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