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134억원… 28분기 만에 적자원자재 쇼크-인플레이션 여파…재무건전성 흔들부채-미청구, 2년새 두배…유동성도 '불안'
  •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동부건설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동부건설
    올 들어 수익성이 지속 저하됐던 동부건설이 7년 만에 적자전환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보이지만, 문제는 재무건전성까지 흔들린다는 점이다. 앞서 '부도 고위험군'이라는 구설대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 안팎의 우려를 사고 있다.

    18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동부건설은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 9488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8024억원에 비해 18.2% 늘어나면서 최근 10년(2013~2022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14억원에서 115억원으로 77.4% 급락하면서 2015년 -366억원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1.22%)과 순이익(238억원)도 2015년(-7.33%, 55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같은 수익성 저하 문제는 올들어 건설업계에 들이닥친 원자재 쇼크와 인건비 등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으로 꾸준히 제기되던 것이다. 다만 3분기 들어 -134억원을 기록하면서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분기 -245억원 손실이후 28개 분기만의 적자전환이다.

    올들어 영업이익률은 1분기 5.84%, 2분기 2.61%, 3분기 -3.95%로 지속 악화했다. 원자재 쇼크로 원가가 1분기 85.6%, 2분기 91.0%, 3분기 96.6% 순으로 악화했고 공사비 인플레이션 여파로 판관비율도 2분기 6.34%에서 3분기 7.30%로 높아졌다.

    누계 기준으로 보더라도 매출 증가세(18.2%)보다 매출원가 증가세(8675억원, 24.7%)와 판관비 증가세(696억원, 25.6%)가 더 가팔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판관비의 경우 2017년 288억원 이후 5년 연속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건설측은 "급등한 원자재가격을 3분기에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4분기 회복되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만큼 업황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원가 관리를 지속하고 있고, 지난해 연 매출(1조1448억원) 기준 7년어치 물량(8조600억원)을 확보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익성 저하와 함께 흔들리는 재무건전성이 또 다른 리스크로 지목된다.

    부채 규모는 8586억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 4407억원에 비해 94.8% 급증했다. 2년간 자본총액이 4479억원에서 5547억원으로 23,8%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부채비율은 98.3%에서 154%로 악화했다.

    같은 기간 차입 규모는 1262억원에서 3106억원으로 146% 뛰면서 관련 항목이 공개된 2015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8.1%에서 55.9%로 급증하면서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차입금 및 부채 규모가 2년새 급증하면서 이자비용도 4억원에서 131억원으로 27배 뛰었다. 반면 이자보상배율은 수익성 저하가 겹치면서 76.7에서 0.88로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3년간 이어지면 '한계기업' 혹은 '좀비기업'으로 분류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기차입금을 비롯한 유동부채다. 유동부채는 쉽게 말해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다. 비유동부채보다 물리적으로 손실화할 공산이 큰 잠재 리스크다.

    대표적인 유동부채인 단기차입금(850억원)은 부채 추이와 같이 2년 연속 증가하면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건설업계 대표 잠재 리스크인 미청구공사 대금은 같은 기간 1349억원에서 2868억원으로 112% 뛰었다.

    단기차입금과 미청구공사 증가로 전체 유동부채는 5411억원으로 2년 전 2549억원에 비해 112% 늘어났고, 유동비율은 212%에서 178%로 34.3%p 악화했다.

    또 다른 유동성 지표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년 전 1029억원에서 180억원으로 82.4% 급감했다.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자체 자금으로는 여의치 않은 만큼 또 다른 차입을 추진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을 비롯한 일부 대형건설사가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돌았다. 해당 문건에는 동부건설이 레고랜드 PF 부실과 금리 인상 여파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문건 자체가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동부건설의 재무구조가 이전보다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 레고랜드 기반공사에 참여했던 동부건설은 공사대금 136억원을 받지 못했다. 정상 지급 날짜는 10월11일이었다. 총 공사대금이 53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4분의 1가량을 정산받지 못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가 발주처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회생신청 계획을 밝히면서 대금 수령이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최근 도와 GJC가 강원도의회에서 만났으나, 디폴트 선언에 대해 이견이 여전한 만큼 조기 지급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과 함께 참여한 하도급업체와 각종 장비·인력·자재업체들까지 고려하면 26곳이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당장 이번 실적에 반영되진 않았지만,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으나, 도의 기습적인 회생절차 신청으로 준공금 수령 가능 여부가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