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순위 경남 18위·전국 388위…22년간 지역기반 건설업 일궈연 36% 고리사채 동원했지만 어음 22억 못 막아 결국 부도처리 충남 6위업체 우석건설도 1차부도…전문가 "내년 더큰 고비온다"
  • 경남창원의 중견건설업체 동원건설산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경색으로 결국 부도를 맞았다. 동원건설산업은 마지막까지 고금리 사채까지 끌어다 쓰며 최종부도를 막아보려 버텼지만 끝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원건설산업은 지난달 25일(1차)과 28일(2차)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 됐다. 창원시 성산구에 본사를 둔 동원건설산업은 도급순위 경남 18위·전국 388위 중견건설사로 지난 22년간 지역을 기반으로 건설업을 일궈왔다.  

    장기영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8일 경남은행에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됐다"며 "제도권 금융에서 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자구책으로 연 36% 고리사채를 동원하면서까지 부도위기를 이겨내려 했으나 높은 이자를 견디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이처럼 동원건설산업이 한순간에 공중분해된데는 공사금액 대부분을 PF에 의존한 탓이 커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동원건설산업 유동자산은 349억원이지만 유동부채 또한 211억원에 달해 이익잉여금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이익잉여금은 12억원 수준으로 경남은행에 도래한 어음 22억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또 이 과정에서 올 6월부터 금융기관 대출심사가 촘촘해지고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쏘아올린 레고랜드발 금융위기까지 겹쳐 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한순간에 나락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 동원건설산업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협력·관계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현재 동원건설산업이 공사중이거나 계획중인 곳은 창원시 회성동 복합행정타운을 비롯해 현동·양덕동 상가 등이 있다. 

    총 공사금액은 약 600억원 규모로 협력업체 70여곳 역시 영향을 받게 됐다. 장 대표는 "앞으로 70여 협력업체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금경색 현상이 심화되면서 제도권 금융대출이 어려운 소규모, 지방건설사의 '연쇄부도' 공포가 커지고 있다. 앞서 10월에는 '충남 6위업체'인 우석건설이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된바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더 큰 고비가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이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수익을 내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지금처럼 PF대출 자체가 어렵고 분양시장도 얼어붙은 시기에는 부실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건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지방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