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약 4년 만에 인상57종 음료 가격 200~700원 올려음료 용량 14→18oz로 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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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 이디야커피가 가격을 올린다. 이디야커피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건 2018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스타벅스, 메가커피 등 커피 가격을 올리는 중에도 제자리를 지켰던 이디야커피이지만 결국 원재료가 폭등을 견뎌내지 못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는 오는 22일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올린다. 다만 대표 제품인 아메리카노는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에스프레소가 들어가는 커피 음료의 경우 기존 레귤러에서 라지로 사이즈도 늘린다. 용량으로 따지면 기존 14oz(414ml)에서 18oz(510ml)로 23% 가량 늘어난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18일 원·부자재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4년 만에 음료 판매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간 내부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막아 왔지만 원가율 잡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국제 원두 가격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대비 2배 이상 시세에 거래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원두가격의 기준인 커피 C 선물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으로 파운드(0.45㎏)당 170.1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렇다보니 이디야커피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디야의 매출원가는 1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59.8%에서 61.2%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디야커피는 발표 이틀 만에 이를 잠정 보류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가맹점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합해 직영점에서 마켓테스트를 진행하며 제반 요인들을 재점검하기로 결정하기로 한 것.
회사 측에 따르면 일부 가맹점주들은 아메리카노의 사이즈업으로 원두의 재료비 부담이 두 배가량 늘어난다고 토로했다. 또 상권에 따라 큰 사이즈를 선호하지 않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사이즈업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다가 최근 전국 3000여곳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가격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이 65%에 달하면서 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특히 이디야커피가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유지하고 사이즈를 늘린 것은 이번 가격 인상에 따른 여파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고객들이 이디야커피 가격 인상 이후에도 소비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23일부터 마켓 테스트를 진행하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고, 운영상의 여러 제반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에 점주협의체와의 협의를 거쳐 22일자로 가격인상을 확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