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통계이래 첫 감소자금시장 경색 지속… 회사채 순상환↑ 유동성 삼키는 정기예금… 22.7조원 몰려
  • 지난달 은행 전세자금대출이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은행의 기업대출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시장의 단기 자금경색이 지속되면서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자 은행에 돈을 빌리는 기업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조 감소한 1057조809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11월 기준 가계대출이 축소된 것은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가계대출 하락은 전세자금대출 감소가 전환점이 됐다. 전세대출 취급이 전달에 비해 1조원 줄었다. 반면 전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1조원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 영향에 따라 2조원 줄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세거래가 둔화되면서 자금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신학기를 맞아 전세 수요가 살아날지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의 가계대출이 둔화된 사이 기업대출은 몸집을 불렸다. 
    지난달 말 기업대출은 전월대비 10조5000억원 증가해 11월 기준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보였다. 중소기업대출과 대기업대출 모두 나란히 4조원, 6조5000억원씩 급증했다.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데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석달 연속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더 많았다. 지난달 회사채는 1조1000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지난달 은행수신은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수신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와 기업 여윳돈이 은행권으로 집중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폭은 10월 4조4000원에서 지난달에는 8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의 단기자금 유입 등으로 6조3000억원 증가했다. 또 기타 펀드는 4조1000억원이 들어왔는데 주식형 펀드는 2조원이 유입됐고 채권형 펀드에는 3조원이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