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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K방산, 폴란드發 변수에 제동걸리나

즈워티화 평가절하로 스위스 프랑 모기지 채무 급증EU 사법 갈등‧인플레로 세율 인하… 재정부담 가능성업계 “헷지 마련‧NATO 지원금도… 지급 능력 이상 無”

입력 2022-12-09 12:30 | 수정 2022-12-09 14:10

▲ (사진 왼쪽부터)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사업부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세바스티안 흐바웩 PGZ 회장,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사장, 안제이 세바스티안 두다 폴란드 대통령,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등 폴란드 정관계 및 한국 측 민관 인사들이 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드니아에서 열린 K2 전차 입하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현대로템

국내 방산업계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에서 잇따른 수주로 ‘K-방산 황금기’를 맞이한 가운데 폴란드 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폴란드의 재정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국내 방산업체들의 대금 회수 및 추가 수주 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 수출액은 이달 초 기준 170억 달러, 한화 약 2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방산수출액 72억5000만 달러 대비 2.8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특히 이 가운데 폴란드로의 수출은 K2전차와 K9자주포, FA-50경공격기 등 124억 달러에 달한다. 전체 방산수출액의 72.9%에 달하는 금액이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을 계기로 군비를 증강에 나서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와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러시아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어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면서 자국 방어에 공백이 생긴 점도 한국과의 대규모 방산 계약 체결에 힘을 실었다. 

폴란드가 국내 방산기업들과 체결한 계약규모를 보면 현대로템 K2 전차 180대 4조4992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항공기 4조208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자주포 212문 3조2039억원 등 순이다. 현재까지 한국산 무기 K2 전차 10대와 K9 자주포 24문 등 초도물량이 폴란드에 인도됐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폴란드의 재정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국내 방산기업들의 대금 회수 및 추가 수주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 자국통화인 즈워티화의 가치가 평가절하, 스위스 프랑 모기지에 대한 상환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앞서 2000년대 중반 상대적 저금리였던 스위스 프랑 기반의 모기지 유행하며 스위스 프랑 모기지 대출 잔액이 급증한 상태다. 

최근 채무 상환을 두고 폴란드 은행권들과 채무자들과의 소송 증가하는 가운데 사법부가 채무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어 스위스 프랑 모기지 리스크 대응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폴란드 금융감독국은 스위스 프랑 모기지 관련 소송 결과에 따른 은행권의 최대 비용 부담을 약 2340억 즈워티(한화 약 69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폴란드 은행권의 자기자본 대비 130%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재의 분위기가 지속되는 경우 폴란드 금융시스템으로의 혼란이 전이되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의 무기 매입대금 관련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폴란드의 유럽연합(EU)에 대한 높은 재정의존도와 국방비 비중 확대로 인한 재정부담도 국내 기업의 자금 회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폴란드는 EU 회원국 가운데 예산지출을 가장 많이 수령 하는 등 EU에 대한 높은 재정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독일을 비롯한 EU주요 국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EU와 폴란드가 사법개혁 관련 사법 갈등을 겪고 있어 EU로부터의 자금 지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대응으로 세율을 크게 인하해 재정부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늘어나는 국방비는 구매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밖에 없다. 2020년 기준 폴란드의 국방예산은 128억 달러, 약 16조8000억원이다. 올해 한국 방산업체들과 맺은 계약규모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부터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도 국방 예산에는 영향이 가지 않도록 하는 국군지원펀드(PFR)도 신설한 상태다. 

폴란드가 올해 하반기 국내 방산기업들과 체결한 규모는 10조원을 웃도는 금액으로 천무 수출 계약 등 추가 수주까지 감안하면 총 계약규모는 15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재정 상황이 악화할수록 우리 방산기업들에 대한 잔금 지급시기나 규모, 추가 수주 등이 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폴란드와의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고 있으며 계약서상 헷지(위험 회피) 장치를 마련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취재에 따르면 현재 방산 3사는 모두 폴란드로부터 선수금을 수령했다. KAI는 전체 대금의 30%인 약 10억 달러, 한화 1조3000억원을 수령했으며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또한 선수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K9 자주포는 2026년 9월 30일까지, K2 전차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FA-50 경공격기는 2028년 9월 30일까지 계약 기간이 설정돼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 번에 무기 도입 대금 전체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수차례에 걸쳐 계약금을 분할 납부하고 국내 방산업체들도 무기를 분할 인도하기 때문에 혹여 폴란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돌아오는 타격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폴란드 여론도 국방비 증액에 대한 반대가 없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부터 적잖은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 지급 능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young@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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