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태계 조성 투자금액 눈덩이부분 유료화 확장 전략, 수익화 안착 관건PPL 등 새 BM 도입, 이용자 거부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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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웹툰이 미국증시 상장을 새로운 목표로 밝힌 가운데 실현을 위한 수익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네이버웹툰 전체 월간활성이용자수 대비 유료 이용자 비중이 10%라고 밝혔다. 글로벌 통합 유료 이용자 수는 890만명을 돌파했고, 거래액의 63%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2017년 분사 이후 글로벌 이용자 수·거래금액 증가에 따른 자신감이 세부지표 공개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증시 상장을 위한 정보공개 차원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2021년 5월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는데 6500억원을 투자했다. 2월에는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1082억원, 3월 일본 전자책 서비스업체 ‘이북재팬’을 2000억원에 인수했다. 1조 가까운 금액을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인수에 사용하면서, 3분기 콘텐츠 부문 적자는 1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2분기 기준 네이버웹툰의 국내 매출은 919억원, 영업이익은 183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고 미국에서도 영업손실 218억원을 기록했다. 유럽과 대만, 동남아 등에서도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네이버웹툰 수익모델은 ▲유료 콘텐츠 ▲광고 ▲IP개발 3가지로 나뉘며, 이 중 유료 콘텐츠 판매 수익이 압도적이고 광고와 IP개발 수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웹툰의 비즈니스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정착시켜 3년 내 글로벌 영업이익률을 국내 수준인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 상장 시점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미국증시 상장을 예고한 시점에 1조원 이상의 투자금액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수익모델만 가지고는 투자금액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수익 선순환 구조란, 2차 창작물의 흥행으로 원작 매출이 늘어나는 것에 그치는 수준으로 시너지가 한정적이다.

    해외에서 유료 이용자 수 비중이 낮은 이유는 사업확장을 위해 국내와 같은 방식의 ‘부분 유료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유료 이용자 비중을 높이는 데 국내에서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네이버웹툰은 플랫폼 인수와 확장으로 그동안 해외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의 유료 이용자 비중은 26%지만, 해외는 5%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용자당평균매출은 국내 이용자가 9000원인 반면 미국은 1만 3000원, 일본은 3만 5000원에 달한다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액제가 아닌 편당 과금방식이 높은 성장성을 가졌다는 분석은 긍정적이다. 미래에셋대우에서 201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이 건당 과금 형식의 BM(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정액제보다 기댓값이 높다”며 “월간 8000원 수준의 음원과 1만 2000원 수준의 OTT 서비스를 추격하고 보다 높은 평균 결제액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유료 이용자 평균 결제액으로 1만 3000원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웹툰의 행보는 ‘오리지널 콘텐츠’ 영상화를 위한 자체 스튜디오 설립에 집중됐다. 2021년 6월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출범한 후 5월 일본에 스튜디오드래곤 재팬과 더불어 국내에는 스튜디오 툰을 설립했다. 자회사 스튜디오엔, 스튜디오리코에 이어 로커스까지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확보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기존에도 드라마와 영화 등 2차 창작물에 대한 판권 판매를 맡고 있지만, 저작권은 작가들이 가지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 않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면 그에 따른 저작권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 월간활성이용자수의 80%가 1996년 이후 출생자를 의미하는 Z세대로 구성됐다. 다른 연령대보다 과금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증권가에서도 네이버웹툰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콘텐츠 발굴과 영상화 작업에 향후 투자가 더 필요하기에 적자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수익모델의 획기적인 변화도 어렵다. 북미 플랫폼 왓패드의 수익구조는 광고 매출을 기반으로 하기에, 새 BM을 도입하기 어려워 유료 플랫폼 ‘욘더’를 따로 출범해야 했다. 일부 작품 내 간접광고(PPL)나 광고용 웹툰을 하단부에 삽입하는 형태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거부 반응이 우려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IPO(기업공개) 부분은 사측에서 염두는 하지만 확정하지 않은 사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며 “수익성에 대한 부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서구권에서 지속해서 성장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해외기업들을 인수한 지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사업적으로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인 만큼, 호흡을 길게 볼 필요가 있다. 추정치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나는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