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폐 소명에 총력전, 홀더 대상 간담회지난 2월 해킹사고 이후 신뢰 회복 안간힘, 대규모 바이백블록체인 게임 산업 영향에 촉각
  • ▲ 김석환 WEMIX PTE. LTD. 대표가 지난달 17일 위믹스 해킹 피해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 김석환 WEMIX PTE. LTD. 대표가 지난달 17일 위믹스 해킹 피해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성현 기자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각오입니다.”

    위메이드 관계자의 말이다. 

    위메이드에 있어 다음주는 운명을 좌우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에 대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위믹스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 자산으로 ‘위믹스 플레이’라는 게임 플랫폼의 핵심이다. 위메이드는 국내 게임개발사 중 블록체인 게임에 가장 앞서 있는 선두주자다. 문제는 지난 2월 해킹사고 이후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상폐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상폐 여부는 향후 위메이드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위메이드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낮 12시에 위믹스 홀더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김석환 WEMIX PTE. LTD. 대표가 직접 나서 위믹스의 현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위메이드가 위믹스 홀더를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간담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위믹스의 생태계 안정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도 강화된다. 지난달 14일부터 진행돼 온 코인 시장 매수(바이백)를 지난 10일부터 해외 거래소로 확대해 진행하는 것. 이런 노력에 힘입어 위믹스의 가격은 지난 2월 해킹사고 직후 625원까지 하락했다가 이날 기준 951원으로 회복했다.

    이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위믹스는 지난 2월 28일 플레이 브릿지 해킹을 통해 위믹스 865만4860개가 탈취된 바 있다. 시가 약 88억원 규모다. 이 위믹스 코인은 77개의 주소를 거쳐 해외거래소로 입금됐다. 탈취된 위믹스 대부분이 매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위믹스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 폐지 심사에 들어간 상태다. DAXA는 위메이드에 소명절차를 진행하면서 심사 기간을 다음주까지 연장했다. 여기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위믹스는 DAXA 회원사인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에서의 거래가 중단된다.

    위메이드는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그야말로 모든 조치를 진행하는 중이다. 해킹사고 직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했고 피해 수습을 위해 1년간 10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바이백하겠다고 밝혔다. 위믹스 2000만개 추가 매수 계획도 내놨다. 이는 탈취된 위믹스 코인의 수량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위메이드가 이처럼 위믹스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는 지난 2022년의 상폐를 다시 반복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당시에는 유통량 공시 문제로 인해 DAXA에서 상폐가 결정됐다. 당시 위메이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듬해 간신히 재상장에 성공했다. 당시 이례적으로 빠른 재상장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상폐는 어떻게든 피해야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전 상폐와 달리 해킹 사건은 투자자들에게 신뢰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블록체인 게임 산업에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위메이드의 미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주효했다. 위메이드는 2020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위믹스를 론칭한 이후 메인넷과 브릿지, 디지털 자산 보관 시스템 등을 확보하며 빠르게 영토를 늘려왔다. 성과도 있었다. 규제 때문에 국내에서는 서비스 하지 못하지만 ‘미르4 글로벌’은 위믹스를 활용한 대표적 게임이 됐다. 지난 2023년 MMORPG ‘나이트크로우 글로벌’도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위믹스의 상폐는 향후 블록체인 게임 산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상폐 여부를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내 코인 프로젝트 중 이렇게 신뢰 회복이나 대응, 피해보상에 대응할 수 있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