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1·2위 한공협-새대한 통합…법정단체화 급물살공인중개사법개정안 통과시 직방 등 부동산플랫폼 타격협회 독점지위 우려도…다방 한공협과 협력전선 구축
  • ▲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상가에 밀집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부동산 중개시장내 영향력을 넓히려는 프롭테크와 이를 막으려는 공인중개사간 이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이른바 '직방금지법'으로 불리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가운데 중개업계 회원수 1위 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는 2위인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와 단일화에 성공하며 세 확장에 나섰다. 

    반면 프롭테크, 그중에서도 부동산 플랫폼업계는 양대축인 직방과 스테이션3 다방이 노선을 달리하며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공협과 세대한의 단일화로 한공협의 법정단체화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는 지난 15일 서울 중앙회회관에서 협회 단일화 선포식을 갖고 단일화를 공식화했다. 이종혁 한공협 회장은 "부동산시장의 안정화와 공인중개사 위상 제고를 위해 법정단체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공협은 지난 10월 개최된 대의원 임시총회에서 협회 통합 안건을 의결했다. 새대한도 법인해산을 위한 자체 대의원총회를 거쳐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법인 해산 신고를 마쳤다.

    현재 국내에는 약 50만명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이중 11만7000명가량이 개업 공인중개사로 활동중이다. 이중 11만3000여명이 한공협, 1000여명이 새대한에 가입돼 있다.

    두개 단체로 운영됐던 공인중개사 단체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로 합쳐지면서 협회의 법정단체화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의원 24명이 공동발의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한공협을 법정단체로 승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개업 공인중개사들의 가입을 의무화하고 회원을 지도·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법을 위반한 회원에 대해서는 시·도지사와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플랫폼업체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공협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협회 미가입 중개사나 플랫폼기업의 중개활동을 제재할 수 있다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해당법안이 '직방금지법'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직방은 작년 자회사 중개법인 '온택트 파트너스'를 통한 중개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공인중개업계와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최근에는 '반값 중개' 서비스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중개시장내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이는 내년 6월말까지 직방과 호갱노노에서 처음으로 '집 내놓기'를 통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지역아파트를 매도하거나 전·월세 임대를 내놓는 이용자에게 파트너 공인중개사들이 법정수수료의 50%만 받는 것이다. 직방이 반값 중개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방의 반값 중개는 한공협의 무료 중개서비스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한공협은 법정단체화에 성공할 경우 미국식 전속중개제도를 도입해 매도인과 임대인에게만 중개수수료를 받고 임차인과 매수인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직방 외에도 다윈중개, 집토스, 에스테이트클라우드(우대빵) 등 프롭테크업체들이 중개보수료 인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공협이 추진중인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들 기업의 중개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공협은 '반값 수수료'를 표방해 온 다윈중개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며 세차례 고발한 바 있다.

    부동산 플랫폼의 한 관계자는 "직방 등 플랫폼업체는 공인중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수수료를 나누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들과 대립하는 한공협 가입이 의무화될 경우 중개사들의 영업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업계 1·2위 단체가 통합하며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공인중개업계와 달리 부동산 플랫폼업체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직방의 라이벌격인 부동산 플랫폼업체 다방은 한공협과 손잡으며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다방은 작년 직방의 중개업 진출 선언으로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공협측에 직접중개시장 진출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선을 그었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의장을 맡고 있는 한국프롭테크포럼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한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최근 한공협과 부동산 거래시장 활성화 및 부동산 중개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다방 관계자는 "다방은 직접 중개에 참여하지 않고 광고 플랫폼 위주로 운영하며 공인중개사협회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며 "직방 등 다른 플랫폼업체와는 스텐스가 약간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