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사업실 운영…2조원대 신안우이 등 육·해상 풍력 추진 부유식 선도 에퀴노르와 맞손…대우조선 인수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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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새 먹거리 찾기가 분주한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이 신재생 에너지에 힘을 싣고 있다. 한화와의 합병이라는 전환점을 거쳐 그린 디벨로퍼 도약을 위한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건 것이다.핵심은 합병 이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육·해상 풍력사업이 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해당 부문 선진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MOU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모기업인 한화그룹이 해상풍력설치선 부문 기술력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의 주택시장 불안정에 대비해 풍력사업 부문에 주력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2020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풍력사업실을 신설한 뒤 본격적인 사업 육성에 돌입, 그해 육상풍력인 76㎿(메가와트)급 영양풍력발전단지와 25㎿급 제주수망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다. 2021년부터는 90㎿급 양양수리풍력발전단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다만 육상풍력은 산림 등 자연환경 훼손이나 소음 문제로 인해 주민·시민사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효율성 면에서도 한계가 명확하다.이에 회사측은 사업영역을 해상으로 넓혀 2조원을 투자해 전남 신안군에 400㎿급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안우이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해상풍력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 특성상 가용면적이 넓고, 풍속이 더 강해 발전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바다 위에 발전시설을 조성해야 하는 만큼 육상풍력보다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고 기술연구 및 설치에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한화 건설부문은 선진기술을 보유한 글로벌기업과의 협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최근 이 회사가 공동개발 및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한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는 해상풍력 부문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영국 북해 더전(402㎿), 쉐링험쇼얼(317㎿), 도거뱅크(3.6GW, 기가와트) 등 다수의 고정식 해상풍력발전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부유식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의 상용 해상풍력발전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30㎿)와 올해 준공 예정인 하이윈드 탐펜(88㎿)을 개발했다.해상풍력은 하부구조물을 해저 지각에 박는 고정식과 바다 위에 떠있는 부유체에 발전기를 올리고 강철밧줄이나 쇠사슬로 연결하는 부유식으로 나뉜다.부유식은 기술적 한계와 경제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지만, 입지와 풍속 측면에서 발전효율이 높고 모든 장소에 동일한 설계를 적용할 수 있어 해상풍력 부문 핵심기술로 꼽힌다.부유식의 핵심은 부유체인데, 국내에서는 아직 상용화한 기업이 없고 SK에코플랜트가 최근 인수한 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엠앤티를 통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에퀴노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확대와 사업성 제고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합병 이후 풍력사업실을 풍력사업부으로 확대하는 등 풍력사업 집중을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모기업인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해상풍력 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을 활용하면 풍력 발전기 설치 및 운용 측면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WTIV는 바다 위에서 풍력발전기를 조립 및 설치하는 데 사용하는 전용 선박이다. 설치 지점을 정한 뒤 승강형 철제다리(Jack-up leg)를 해저에 내려 선박을 고정하고 대형 크레인으로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지만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풍력사업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2030년까지 보령, 고흥, 영광, 양양, 영천, 영월 등에서 총 2G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