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 의무화 폐지·日 무비자 재개 등 유가·환율·금리 3高현상 수익성 발목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은 내년 기약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올해 항공업계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고 반등을 위해 힘 쏟은 한해를 보냈다.

    3년가량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하반기 들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넘어가면서 점차 여객 수요가 살아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국제선이 폐쇄되면서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올해 분기마다 적자폭을 줄여 흑자전환 목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2년 넘게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은 올해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 입국 전후 PCR검사 의무화 폐지

    올해 초 ‘위드 코로나(단계적 방역완화)’ 전환을 맞았지만 항공업계는 상반기동안 입국 전후 PCR검사가 유지된 탓에 위드 코로나 수혜를 누리기 어려웠다. 

    올해 9월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기 전 현지에서 반드시 거쳐야 했던 PCR검사를 폐지를 시작으로 입국 후 코로나 검사 의무화도 폐지되면서 여객 수요 회복에 탄력을 받았다.

    하반기 들어 항공기 운항 횟수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동계기간(2022년 10월 30일~2023년 3월 25일) 국제선 정기편 항공 운항을 162개 노선에서 주 2711회의 국제선 운항을 인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동계 대비 58% 수준이다.

    ◆ 일본 무비자 재개…빨라지는 LCC 흑자전환

    일본 정부가 지난 10월11일부터 한국 등 68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을 재개하면서 국내 항공업계 턴어라운드의 기점이 됐다. 

    엔저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국제선 항공권 예약 고객의 절반가량이 일본행을 선택, 일본 노선이 항공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단거리 노선에 특화된 LCC는 일본 무비자 입국 재개가 한층 더 반가운 이슈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 진에어 등 일부 LCC들이 이르면 오는 4분기부터 시작해 적어도 내년 1분기부터 흑자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4분기부터 27억원의 영업이익을, 제주항공은 내년 1분기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만약 올해 4분기 흑자를 기록한다면 2019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다.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 대책 없는 유가·환율·금리 ‘3高’에 발목

    올해 2월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으로 위기에 빠진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긴축정책까지 더해지며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유가는 한때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며 상반기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가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전체 영업비용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만큼 고유가 현상은 항공사에 있어 대표적인 악재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비용이 2800만 달러(한화 약 360억원) 증가한다. 지난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유류비로 1조2386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4785억원보다 무려 158.8% 늘어났다.

    여기에 1400원대로 치솟은 ‘킹달러’ 현상으로 항공사들은 수천억원대 환손실을 보기도 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용 부품을 구매할 때 달러로 계산한다. 

    환율이 오를수록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 3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284억원의 손실이 난다.

    고금리도 악재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자비용은 높아지는데, 대한항공은 평균 금리가 1% 변동되면 470억원의 이자를 추가로 내야하고 아시아나항공도 250억원의 손실을 내게 된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금리 0.1% 인상에 각각 7289만원, 3776만원의 불필요한 지출을 해야 한다.

    ◆ 올해도 해 넘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올해도 해를 넘기게 되면서 ‘메가 캐리어’ 탄생은 내년으로 바통이 넘어가게 됐다. 최근 필수 신고국인 중국의 승인을 얻어내면서 남은 필수신고국은 미국과 EU, 일본 3개국이다. 

    결합이 성사되면 대한항공은 항공기 250여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 글로벌 톱 항공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내달 영국 항공당국인 시장경쟁청(CMA)이 합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남은 미국과 유럽, 일본도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잇단 항공사고에 안전경영 ‘노란불’

    올해 항공사들은 크고 작은 여객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된 한해를 보냈다. 

    대한항공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엔진이상, 활주로 이탈 등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필리핀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사고(오버런 사고)는 비행기 동체가 반파되다시피 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 사고에선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만큼 안전체계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이스타항공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지연과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 LCC의 장거리 노선 취항 등이 올 한해 항공업계에서 이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