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1차 재활용계획 확정… 2027년까지 재활용률 19.5%→30%로1000억 투자, 자원화시설 등 구축…인공어초 조성 등 다양한 실증 추진환경부 반대로 어류부산물 제외… 2021년 기준 수산부산물의 45% 차지기능성화장품 등 고부가가치화 '빨간불'… "갑각류·해조류·어류 등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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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굴 양식장.ⓒ해수부
정부가 버려지던 굴·조개 껍데기 등 수산부산물을 재활용해 어촌의 새 소득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부처 간 이견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어류부산물이 재활용 대상으로 빠져 '반쪽' 짜리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해양수산부는 12일 수산부산물 관련 최초의 법정 기본계획인 '제1차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수산부산물은 수산물 포획·채취·양식·가공·판매 과정에서 기본 생산물 말고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뼈·지느러미·내장·껍질 등을 말한다. 그동안 대부분 폐기돼왔다. 해수부는 수산부산물에 칼슘, 콜라겐 등 유용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염분 처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재활용 가치가 높다고 본다.해수부는 현재 19.5% 수준인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을 오는 2027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총 1000억 원을 투자해 자원 순환 기반을 구축하고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해수부는 먼저 수산부산물 분리배출을 확대하고, 공동집하장 등 지역단위 분리배출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수협 등 생산자단체가 영세어업인의 분리배출 업무를 대신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양식 과정에서 굴·홍합 등을 매달아 놓기 위해 쓰는 플라스틱 코팅 밧줄이 재활용률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전처리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전처리를 거친 조개류 껍데기를 탈황제, 석회석 대체제 등으로 쓸 수 있게 대규모 자원화시설을 구축·운영할 계획이다.재활용 제품의 판로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 공공구매 등도 확대한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자동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에도 나선다.그동안 분쇄·건조 등 단순처리를 거쳐 비료·사료 등으로 재활용하던 것을 바이오 플라스틱, 양식어장 바닥 개선제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관련 기술도 개발한다. 굴 껍데기를 활용해 자연 해안선을 조성하고 인공어초로 제작하는 기술도 개발할 생각이다. 특히 기능성 식품·화장품 등 해양바이오 소재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올해부터 수산부산물 실태조사를 벌여 맞춤형 자원순환 지표를 발굴하고, 배출부터 최종 처리에 이르기까지 전주기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게 수산부산물 통계시스템도 고도화할 예정이다.아울러 수협 등 관계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정책추진단'을 꾸려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지역 연구소와 대학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별 맞춤형 지원체계도 구축할 생각이다. -
- ▲ 수산부산물 종류.ⓒ해수부
그러나 해수부의 이런 구상은 '반쪽'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어촌 소득원으로 육성하려면 수산부산물 소재화가 필수적인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어류부산물이 재활용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해수부 설명으로는 수산부산물은 지난 2021년 기준 패류 38만t, 어류 49만t, 해조류 18만t 등 총 109만t쯤이 발생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패류에 한정적으로 적용된다.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어류부산물은 재활용 범위에서 빠졌다. 지난해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수산부산물법) 시행을 앞두고 환경부가 어류부산물을 폐기물관리법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강미숙 해수부 양식산업과장은 "현재 갑각류 등에 대해 재활용 대상을 확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수산부산물 재활용이 패각에 대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기능성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소재화는 물론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해수부가 2027년까지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을 30%까지만 올리겠다고 한 배경에는 재활용이 패각으로 제한되다 보니 굴 껍데기 등에 대한 자원화시설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목표를 제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해수부가 경남 통영에 구축 중인 굴 껍데기 자원화시설의 처리 용량은 7만t쯤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이경규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우선 패류 대상으로 재활용 부산물을 적용한 뒤 앞으로 갑각류, 해조류, 어류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 ▲ 이경규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이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수산부산물 재활용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