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한파 직격탄…공인중개사 광고료 급감매물광고 위주 수익구조 탈피…사업다각화 박차직방 스마트홈·가상오피스 집중…다방 비대면 서비스
  • 가상오피스 '소마'로 출근중인 직방 직원들. ⓒ직방
    ▲ 가상오피스 '소마'로 출근중인 직방 직원들. ⓒ직방
    주택시장 호황을 타고 승승장구하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했다. 직방과 다방으로 대표되던 업계에 경쟁사가 우후죽순 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부동산시장까지 침체되면서 수익이 급감한 것이다. 

    업계 고질적 문제인 개발자 직군 인건비상승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소업체들은 사실상 고사위기에 내몰렸다. 이에 프롭테크기업들은 기존 중개플랫폼사업을 넘어 각종 신사업을 추진하며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한파 불똥이 프롭테크업계로 튀고 있다. 

    프롭테크의 영역은 광범위하지만 크게 △중개 및 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등 4가지로 분류한다. 이중 부동산중개가 전체 프롭테크 사업의 80%가량을 차지한다.

    2010년대 초반 직방과 다방을 필두로 한 프롭테크 기업들은 부동산시장의 활황기를 타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중개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프롭테크업계의 성장은 정점을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공인중개업계가 직격탄을 맞자 프롭테크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프롭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프롭테크의 수익구조는 온라인공간에 매물정보를 올리고 이를 통해 공인중개사로부터 광고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며 "매물거래가 줄고 문을 닫는 공인중개업소가 늘수록 프롭테크도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전국의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은 853건, 폐업은 1103건으로 문을 닫은 곳이 더 많았다. 폐업 건수가 개업 건수를 앞지르는 상황은 작년 8월 이후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 이전에도 프롭테크 위기설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짧은 기간 수많은 프롭테크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한정된 부동산플랫폼 시장의 '파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프롭테크업계 '맏형'인 직방의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영업손실이 82억원에 달했다. 경쟁사인 스테이션3(다방)도 같은해 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프롭테크들은 신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직방은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직방금지법' 등 공인중개업계의 견제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중개업과 스마트홈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직방은 작년 7월 삼성SDS 홈IoT 부문을 인수하며 스마트홈 부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SDS 홈IoT 부문은 국내 스마트홈시장 1위로 관련 제품을 해외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연매출은 1000억원 안팎으로 2021년 기준 직방의 매출인 558억원억의 약 두배에 육박한다.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 도어록 신제품 'SHP-R80'은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태그해야만 열 수 있었던 NFC도어록과 달리 삼성페이 디지털키를 발급받은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글로벌 가상오피스인 '소마(Soma)'도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년 5월 론칭한 소마는 직방이 국내 최초로 자체개발한 가상오피스 '메타폴리스'를 글로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신규 브랜드다. 오프라인과 동일한 원격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메타버스 오피스의 역할을 한다. 

    직방 관계자는 "현재 20여개 기업이 소마를 이용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테스트 단계로 구체적인 수익화 전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방은 중개라는 본업에 충실하면서 기술적인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다. 경쟁사인 직방이 사업구조 다변화에 나선 것과 상반된 행보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대면 계약솔루션 '다방싸인'은 임차인·임대인·중개사가 비대면으로 부동산 전세계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가상현실(VR)·인공지능(AI)·블록체인·3D 등 기술이 적용돼 매물확인부터 계약까지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어반베이스는 가상의 공간에서 자신의 입맛대로 집을 꾸며볼 수 있는 '3D 가상 인테리어 플랫폼'이라는 신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일본 1위 가구기업인 니토리와 협약을 맺고 3D인테리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일본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 복합리빙공간인 '어반베이스 동탄'을 개장하는 등 오프라인공간으로 서비스를 확장중이다.

    다만 프롭테크의 신사업이 본격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롭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프롭테크들의 신사업은 기술적 측면이나 사업성으로나 아직 걸음마단계로 2~3년 뒤에나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그때까지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지속적인 매출 및 수익 감소로 신사업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