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여vs민간주도 갈등해소…상반기중 조합설립 목표시평 4~7위 건설사 홍보현수막…대우건설 '써밋' 내세워버티고개·약수·금호역 '트리플역세권'…고층가구 한강조망 임대주택만 2000가구에 달해…언덕길·상권·학군은 단점
  • ▲ 통합추진위 발족을 알리는 현수막(왼쪽)과 단지 인근 쌈지공원 전경. = 박정환 기자
    ▲ 통합추진위 발족을 알리는 현수막(왼쪽)과 단지 인근 쌈지공원 전경. = 박정환 기자
    서울 리모델링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이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공공기여와 민간주도로 쪼개졌던 주민여론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추진위원회 통합소식이 전해지자 건설사들도 잇따라 현수막을 내걸며 홍보전에 돌입했다.

    2002년 5월 준공된 남산타운은 42개동·총 5150가구 대단지지만 용적률이 231%로 높아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남산타운 추진위는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를 제외한 3116가구에서 467가구를 증축하게 되며 사업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직접 찾은 남산타운은 단지곳곳에 대형건설사 홍보현수막이 내걸려 수주를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을 짐작케 했다.

    원래 이 단지는 리모델링 방향을 두고 주민여론이 서울형 추진위와 주민주도 추진위로 양분돼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여론이 양분된 탓에 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동의율 66.7%를 충족시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울형은 서울시 지원을 받아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대신 가구일부를 공공임대로 기부채납하고 커뮤니티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반면 주민주도형은 기부채납 등을 반대하고 민간주도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던중 양측이 추진위를 통합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통합추진위 발족으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건설사들은 일제히 홍보현수막을 내걸고 표심몰이에 나섰다. 

    추진위 관계자는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징구 단계로 추진위가 하나로 합친 만큼 최소요건인 동의율 66.7%를 충족시키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중 조합을 설립하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 포스코건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홍보현수막. = 박정환 기자
    ▲ 포스코건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GS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홍보현수막. = 박정환 기자
    정비업계에서는 5150가구에 이르는 단지 규모와 서울 도심이라는 입지적 장점으로 인해 남산타운을 서울내 몇 안되는 '알짜사업지'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포스코건설(시공능력평가 4위) △GS건설(5위) △대우건설(6위)  △현대엔지니어링(7위) 등의 홍보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4~7위 건설사가 나란히 수주전 참여를 예고한 만큼 향후 홍보열기도 강남권 사업지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우건설 경우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수주의지를 내비쳤다.

    남산타운은 그 규모 답게 서울지하철 버티고개역(6호선)·약수역(3·6호선)·금호역(3호선) 등 3개역에 걸친 '트리플 역세권' 위용을 뽐낸다.

    단지와 가장 가까운 6호선 버티고개역은 3번출구로 나오자 바로 단지입구 상가가 보였다. 상가를 지나 10~15분가량 걸어 올라가자 단지 중심부가 나왔다.

    강남쪽으로 이동할 땐 버티고개역보다 3·6호선 환승역인 약수역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약수역 경우 지하철역에서 단지 중심부까지 15분이면 도보이동이 가능했다. 

    다만 금호역은 남산타운 중심부까지 도보로 30분이상 소요돼 완벽한 트리플역세권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 ▲ 남산뉴타운 위치도.
    ▲ 남산뉴타운 위치도.
    단지 규모가 워낙 커 식당 등 상업시설이 위치한 상가만 6곳이 있었다. 다만 입주 20년이 지난 시점인 만큼 상가건물들은 다소 노후됐고 점포수도 많지 않았다. 또한 단지와 약수역 사이에 재래시장인 약수시장이 위치해 있다.

    남산타운의 또다른 특징은 단지 전체가 구릉지에 자리잡고 있어 입구부터 중심부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하철역 입구에서 출발해 단지입구를 지나 가장 꼭대기에 있는 단지 중심부에 도착하자 영하 10도안팎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등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언덕길은 버티고개역보다 약수역방향에서 올라오는 길이 더 가팔랐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젊은층이면 크게 상관없을 정도 오르막이지만 나이가 많은 고령층에게는 꽤 가파를 수 있다"며 "남산타운 전체 5150가구중 2000여가구를 차지하는 임대아파트 경우 고령층 비율이 높아 더운 여름철이 되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반대로 서울 한복판에 우뚝 솟은 입지 덕분에 조망권만큼은 주변 다른단지를 압도했다. 인근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남산타운은 단지·가구마다 조망권이 천차만별인데 동남쪽·남쪽단지 일부 고층가구는 날씨가 좋으면 한강조망까지 가능해 매매가격이 같은단지 다른층과 1억~2억원가량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 남산뉴타운 전경. = 박정환 기자
    ▲ 남산뉴타운 전경. = 박정환 기자
    서울 도심단지 중에서는 희소가치가 있는 숲세권인 것도 특징이다. 단지 바로 옆에 작은 규모 쌈지공원이 있고 남쪽으로 10분가량 걸어올라가면 매봉산공원이 나왔다.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 남산공원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가구수에 비해 부족한 상업시설과 상대적으로 약한 학군 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다른 주민은 "자녀가 중학교 입학 전 전세를 주고 강남으로 이사갔다가 대학 입학후 다시 남산타운으로 돌아온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며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 상업시설이 주변에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남산타운은 주변 다른단지에 비해 가격방어가 잘 되는 곳중 하나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위치·층수·면적에 따라 10억~16억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작년 9월 이후 거래가 없는 상황인데 일부급매를 제외하고는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