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개월 만에 '핵심인재 육성 요람' 자리매김김희천 인재개발원장 시작… C레벨 외부 수혈 속도불확실성 돌파구… 신사업 위주 충원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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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외부인재 수혈에 속도를 내며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혁신을 통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8일 롯데에 따르면 스타(STAR)팀은 신설이래 현재까지 외부인재 충원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 4월 롯데지주 내 설립된 스타팀은 외부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것부터 그룹을 이끌 최고경영자(CEO) 양성까지 인재 관리를 전담한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시해 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실제 스타팀 출범 후 롯데그룹의 C레벨(임원급)의 외부인재 충원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롯데는 지난해 8월 김희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롯데 인재개발원장으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연말 인사에서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대표에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를 각각 영입했다.최근에는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와 유형덕 롯데바이오로직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상무의 영입에도 스타팀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다.롯데그룹 관계자는 “스타팀에서 C레벨을 뽑아서 발령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유능한 외부인재의 풀(pool)을 관리하고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량이나 전문성을 갖췄는지 등을 기본적으로 평가하고 혁신을 위해 젊은 인재 위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스타팀은 기존 인재 육성팀의 역할을 세분화, 전문화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 인재를 충원하는 경우 컨설팅 업체나 HR업체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내부 조직을 활용함으로써 ‘롯데 맞춤형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타팀은 지난해 처음으로 그룹 임원급 인사 평가도 진행하는 등 그룹 핵심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인적 쇄신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롯데그룹 C레벨 임원은 공채 출신의 정통 롯데맨이 차지한다는 인식이 존재해왔다. 그러나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회계법인 출신이었던 송효진 상무보가 롯데칠성 재경부문장으로 발탁되며 외부 출신 CFO로 주목을 받았다.이후 2021년에는 본격 순혈주의를 깨고 처음으로 비(非) 롯데맨을 대거 영입하는 등 행보를 보였다.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인 나영호 부사장(현 롯데온 대표)을 시작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우웅조 헬스케어팀 상무(현 롯데헬스케어 사업총괄본부장), 이원직 바이오팀 상무(현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출신 배상민 디자인경영센터 사장 등을 영입했다.그해 정기인사에서는 홈플러스 대표를 지낸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를 롯데쇼핑 수장에 앉힘과 동시에 유통HQ(헤드쿼터) 총괄대표(부사장)로, 신세계 출신 정준호 대표를 롯데백화점 대표로 선임했다. 또한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로 앉히는 등 다양한 외부 출신 인사를 롯데 계열사 대표로 영입하며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작년 말 정기인사에서는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 대표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롯데그룹의 모기업인 롯데제과 대표이사에 외부인사가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재계에서는 롯데가 당분간 공격적 외부인재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수소‧배터리 등 신사업 부문이 유력하다. 롯데는 지난해 핵심 산업군에서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헬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되는 금액만 15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한다.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선 역동적인 마음가짐과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면서 “조직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리더십과 외부에서의 새로운 시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인적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급변하는 산업 지형과 경기 침체 등 위기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가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라 판단한 것 같다”면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경우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고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돌파구를 찾아 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