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고급화·다양화…수영장 보유단지 시장침체기도 '거뜬'마포프레스티지자이, 누수·물넘침 등 하자로 2년째 재개방 못해 4레인 수영장도 관리비 월 수천만원…부대시설중 중도폐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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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단지내 조성된 커뮤니티시설중 하나인 수영장 도입여부를 두고 입주민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관리비 부담과 함께 관리소홀 민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부산의 한 단지내 실내수영장에서 6살 어린아이가 익수사고로 숨진사건이 발생하면서 무용론이 보다 거세지는 분위기다.2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단지내 실내수영장은 주민복지와 아파트 가치제고를 위한 부대시설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 과거 피트니스시설 위주에서 골프, 수영장으로 다양하게 번지고 있다.그중에서도 단지내 수영장은 입주민들 의견이 유독 첨예하게 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가격방어'를, 반대하는 쪽은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꼽곤한다.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사는 정모씨(44)는 "단지내 실내수영장은 초등학생이하 어린이와 부모들 이용률이 가장 높은데 그만큼 수영장을 보유한 단지는 분양이나 매매시장에서 젊은층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젊은층이 많아져야 커뮤니티가 더욱 활성화되고 주변상권도 살아난다"고 말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커뮤니티시설 고급화와 다양화를 중시하는 3040대 젊은층이 부동산시장 수요핵심이 되면서 수영장 보유단지는 요즘 같은 시장침체기에도 가격방어가 잘되는 편"이라며 "수영장 운영에 따른 적자와 관리비 부담 문제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경우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부산 어린이 익수사고로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내년 수도권 신축아파트 입주를 앞둔 최모씨(37)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수영장 운영으로 관리비가 적게는 1만5000원, 많게는 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들었다"며 "아이가 없어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똑같이 관리비 인상분을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수영장 이용시에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입주민 전체 관리비를 올려도 적자인데 이용객에만 선별적으로 비용을 받으면 수영장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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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홀로 입주후 2년내내 수영장 문을 닫은 곳도 있다. 2021년 12월 준공된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누수와 물넘침 등 하자보수로 인해 현재까지 수영장을 재개방하지 못하고 있다.부동산 관련 인터넷커뮤니티에선 '수영장이 애물단지가 됐다'는 입주민 불만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한 입주민은 "누수를 잡았다면서 또 문제가 생기고 2년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사실상 부실공사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강남구 개포동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아파트옥상에 설치된 인피니티풀이 화제 중심에 섰다.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인피니티풀 사전점검 사진을 보고 "인피니티풀이 아니라 동네목욕탕 같다", "양어장 아니냐" 등 비아냥댔다.사전점검에 다녀온 일부 입주예정자들도 "좋긴한데 홍보사진이나 조감도와 너무 다르다", "분양가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떨어진다"며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업계 한 관계자는 "4레인 작은수영장도 제대로 유지관리하려면 월 수천만원이 들고 최근 익수사고 이슈로 안전요원까지 배치하면 억단위가 될 수 있다"며 "수영장은 커뮤니티시설중 중도폐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원활한 운영을 위해 입주민간 또는 입주민과 시공사간 유기적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