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회의록 공개… 추가 인상 가능성 열어둬조윤제 위원은 3.75%로 인상 주장 SVB 사태에 급 제동… 동결에 힘 실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으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금통위원 상당수가 앞으로 물가·성장·금융의 전개 상황을 살피며 추가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조윤제 위원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3.75%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제동이 걸리며 한은 역시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지난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서 지난달 23일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한 위원은 "그간 금리 인상 효과가 성장, 물가, 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돼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향후 효과가 증폭될 것"이라 진단했다. 

    이어 "특히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성장회복세와 물가 상승 둔화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번에는 동결하고 금리 인상의 효과와 추후 국내외 경제 여건의 전개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통화위원들은 다수결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할 것을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조윤제 위원만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다른 금통위원도 "향후 물가상승률의 하향 안정세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통위원 역시 "주요국 추가적 긴축에 따른 내외금리차 확대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물가와 성장 추이,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긴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당시 한 금통위원은 "최근 연체율 상승세 등을 볼 때 국내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잠재하고 있으므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SVB 사태에 따른 금리 인상발 유동성 리스크가 가시화된 점도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연준의 긴축 우려 후퇴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완화돼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