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마차도, 식물 기반 푸드 테크 회사 '낫코(NotCo)' CMO로 합류급성장하는 대체 식품 산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매력 느껴대담하면서도 도전적인 마케팅 펼칠 것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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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Burger King)과 미국 최대 게임 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를 거쳐 식물 기반의 푸드 테크 회사로 자리를 옮긴 '천재 마케터'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의 선택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난도 마차도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를 맡은 지 2년 만에 칠레의 푸드 테크 회사인 낫코(NotCo) CMO로 다음 달 자리를 옮긴다.낫코 측은 페르난도 마차도가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보여준 민첩하면서도 과감한 마케팅적 사고와 크리에이티비티에 매료돼 CMO 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르난도 마차도는 버거킹의 '와퍼 디투어(Whopper Detour)', '몰디 와퍼(Moldy Whopper)'와 같은 당대 최고의 캠페인을 이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CMO 중 한 명이다.그는 3년 전 버거킹의 모기업인 RBI(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 재직 당시, 버거킹 브라질의 루리 미란다(Luri Miranda)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를 통해 '낫 밀크, 낫 마요, 낫 버거(NotMilk, NotMayo and NotBurger)'로 유명한 식물 기반 푸드 스타트업 낫코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낫코는 '우유가 아닌 우유', '마요가 아닌 마요', '버거가 아닌 버거' 등 채식주의자용 대체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페르난도 마차도는 이후 낫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자신의 링크드인(LinkedIn)에 낫코의 공동창립자 겸 CEO인 마티아스 머치닉(Matias Muchnick)이 올린 게릴라 마케팅 캠페인 홍보 게시물에 대해 언급하는 등 호감을 표했다.이를 본 마티아스 머치닉 CEO가 페르난도 마차도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을 보내 짧은 대화를 나눴고, 이후 낫코 측은 페르난도 마차도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페르난도 마차도는 애드위크(Adweek)와의 인터뷰를 통해 "머치닉 CEO가 '당신은 낫코를 위한 조언자가 될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는 당신이 CMO로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며 "그 제안에 대해 '액티비전은 정말 훌륭한 회사이며 저는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게임 산업은 매우 핫한 공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 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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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마차도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낫코의 성장 가능성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이었다.현재 낫코의 기업 가치는 15억 달러(한화 약 1조9635억원)로 아직까지는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대체 식품 제조 AI(인공지능) 자체 기술인 주세페(Giuseppe)를 활용해 동물성 식품의 맛과 질감, 향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 내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낫코는 버거킹과 던킨(Dunkin), 쉐이크쉑(Shake Shack), 스타벅스(Starbucks) 등과 제휴를 맺고 고기, 우유, 계란 대체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거대 식품 기업들이 식물 기반의 대체 식품을 더욱 빠르게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식품 대기업인 크래프트 하인즈(Kraft-Heinz) 측과 AI 주세페 사용 라이센스를 맺었다.마티아스 머치닉 낫코 CEO는 "우리는 인텔(Intel)이 했던 것과 비슷하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있다"며 "인텔이 모든 노트북이 더 잘 작동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모든 식품을 더 낫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제프 베조스(Jeff Bezos) 아마존 의장이 설립한 벤처 투자 회사 베조스 익스피디션스(Bezos Expeditions)는 지난 2019년 낫코에 3000만 달러(약 393억원)를 투자했다. 베조스 익스피디션스의 유명 투자자로는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 루이스 해밀튼(Lewis Hamilton), 퀘스트러브(Questlove) 등이 포함 돼 있다.페르난도 마차도는 낫코 CMO 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한 친구가 '네가 액티비전을 떠났는데, 액티비전이 계속 잘 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글쎄, 난 기분이 좋을 것 같은데'라고 답했죠. 그러자 그 친구는 '그렇다면 만약 네가 낫코에 합류하지 않았는데 낫코가 네 예상대로 성장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었고, 전 '그렇게 된다면 난 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 할 것 같아'라고 답했죠. 그때가 바로 깨달음의 순간이었습니다."아직은 작은 스타트업에 불구하지만, 낫코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CMO 직을 수락했다는 의미다. 다만 낫코는 버거킹,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비해 기업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인데다, 2015년에 시작된 신생 기업인만큼 브랜드 역사도 짧아 페르난도 마차도의 CMO 역할이 버거킹과 액티비전 블리자드 때와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페르난도 마차도는 "나의 리더십 스타일은 많이 발전했고, 그간 많은 것을 배웠다"며 "낫코와 같은 회사는 (마케팅) 예산이 적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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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치닉 낫코 CEO는 "낫코는 식품 기반 대체 식품과 관련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페르난도 마차도가 하나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이어 "이 산업에서는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며 "(식품 기반 대체 식품이) 인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담대하고 도전적인 최고의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페르난도 마차도는 "(낫코의 브랜드) 정신은 이미 완성됐다"며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낫코의 이념을 사람들에게 더욱 설득력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페르난도 마차도는 첫 회사였던 유니레버(Unilever)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도브(Dove)의 글로벌 브랜드 개발 부사장에 오르기까지 18년 동안 근무했으며, 이후 버거킹 글로벌 CMO로 자리를 옮겨 최대 경쟁 브랜드인 맥도날드에 맞서는 과감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을 연달아 선보이며 버거킹을 '세계 최고의 마케팅 맛집'으로 만들었다. 2021년에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이직해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비롯,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대중이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브랜드 캠페인으로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