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국민주동지회, "이익 카르텔" 비난주주, "주가 바닥… 오히려 낙하산 원해"사외이사 3인방, 재선임 포기도
  • ▲ KT전국민주동지회가 3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KT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 KT전국민주동지회가 31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KT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김병욱 기자
    “경영은 엉망진창 연봉은 수십억원 비리연루 경영진 퇴진하라.”

    노란색 플래카드에는 KT를 규탄하는 새빨간 문구가 적혀있었다. 한 시위자는 “KT는 썩을 만큼 썩었다”며 부르짖었다. 

    시위를 주도한 김석균 KT전국민주동지회 사무국장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들이 철저하게 ‘이익 카르텔’을 형성해 담합구조 관계로 타락했다”며 마이크에 소리쳤다. 

    31일 KT의 제4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앞에는 정장 차림의 보안요원들과 경찰들이 대기하며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위대와 더불어 주주 수십 명이 8시부터 기다란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 ▲ KT 주주들이 주주총회 입장을 위해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다.ⓒ김병욱 기자
    ▲ KT 주주들이 주주총회 입장을 위해 신분증 검사를 하고 있다.ⓒ김병욱 기자
    한 주주는 “수십 년이 지났는데 주가가 바닥이다”라며 “20년 동안 땅값이 올라도 이거보다 높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경영진에 상당히 문제가 있어서 오히려 낙하산 인사라도 와주면 좋겠다”며 KT의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의 바람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주총이 열리기 불과 40여 분 전, KT 사외이사 3명이 재선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외이사인 강충구 고려대 교수(현 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가 사외이사 후보에서 모두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 이들의 임기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다만 상법상 이사 수가 3명 이상 유지 돼야 하는 만큼 사퇴하는 3명은 새 사외이사들이 선출될 때까지 이사 역할을 하게 된다.

    KT 관계자는 “연장 기한에는 따로 제한이 없다”며 “대체자 선출 계획은 지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주총은 아수라장이었다. 주주들의 고성에 연단의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주주들은 대표이사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박 사장에게 “물러나는 게 정상 경영이다”, “정치자금법 공범이 직무 대행이 맞습니까?”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고성이 오가는 주총이 간신히 끝나고 박 사장은 정문에 모인 기자를 피해 다른 통로로 퇴장했다. 별도 입장 발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