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를 이끌 주축 모델로 주목가속성능·고속안정성 예상보다 훌륭공격적인 가격 책정, 향후 흥행 기대
  • ▲ 시승행사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 RS와 ACTUV 트림이 전시된 모습. ⓒ김재홍 기자
    ▲ 시승행사장에 트랙스 크로스오버 RS와 ACTUV 트림이 전시된 모습.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의 CUV ‘트랙스 크로스오버(TRAX CROSSOVER)’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지엠은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한국 철수설’에 시달려왔다. 당시 한국지엠은 2023년 창원공장에서 CUV 모델을 생산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주인공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만날 수 있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스포티한 디자인을 강조한 RS(Rally Sport) 트림과 아웃도어 이미지를 부각시킨 ACTIV 트림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전시장에서도 두 트림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는데, 자세히보면 디자인에서 대비되는 점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RS는 강렬한 밀라노 레드, ACTIV는 무난한 퓨어 화이트 컬러였는데, 한국지엠에서 두 트림의 특성에 맞는 색상을 선정한 것으로 판단됐다. 

    RS는 레이싱에 뿌리를 두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아 날렵한 디자인과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중점을 뒀다. 19인치 카본 플래시 머신드 알로이 휠, 블랙 아이스 크롬 그릴바, 블랙 루프, 블랙 트랙스 레터링, RS 뱃지 등 RS 전용 외장 옵션이 반영됐다. 
  • ▲ RS 트림을 시승했다. ⓒ김재홍 기자
    ▲ RS 트림을 시승했다. ⓒ김재홍 기자
    반면, ACTIV는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모델이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하단부가 확장됐으며,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에 ACTIV 전용 티타늄 크롬 외장 옵션을 적용해 터프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날 시승에서는 참석자들이 선착순으로 시승 차량의 트림과 색상을 선택할 수 있었다. 시승행사장에 일찍 도착해 선택지가 넓었는데, 보다 다이내믹한 감성을 느끼고 싶어 RS 트림을 골랐다. 색상도 의도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는 레드로 택했다. 

    다시 차량의 디자인을 천천히 살펴봤다. 엔트리카, 젊은 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한 차량답게 스타일리시한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특히 전면 그릴은 ‘X’자 디자인이 강조됐는데 차량의 ‘크로스오버’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요소였다. 

    정정윤 한국지엠 전무는 이날 시승행사에서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실용성을 겸비하기 위해 차명에 크로스오버를 넣었다”면서 “고객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어 세단과 SUV의 장점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 ▲ 시승 차량의 내부 모습. 레드 스티치 등 스포티한 점을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 시승 차량의 내부 모습. 레드 스티치 등 스포티한 점을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전반적으로 다부진 인상을 받았는데,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은 차량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장은 4540mm, 전폭 1825mm, 전고 1560mm이다. 

    르노삼성코리아의 ‘XM3’(전폭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와 제원이 비슷하다. 기아 ‘셀토스’(전장 4390mm, 전폭 1800mm, 전고 1600mm)와 비교하면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전장과 전폭이 길고 전고가 낮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차체는 작지만 휠베이스는 2700mm로 긴 편이다. XM3(2720mm) 보다는 약간 짧지만 셀토스(2630mm), KG모빌리티의 ‘티볼리 에어’(2600mm), 트레일블레이저(2640mm), 현대자동차 신형 ‘코나’(2660mm)보다 길어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시승하기 전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봤다.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듀얼 스크린이 탑재됐다. 중앙 터치스크린은 운전자를 향해 9도 정도 기울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보다 편하게 디스플레이를 보거나 각종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 ▲ 뒷좌석 공간도 예상보다 넓었다. ⓒ김재홍 기자
    ▲ 뒷좌석 공간도 예상보다 넓었다. ⓒ김재홍 기자
    쉐보레를 비롯해 캐딜락, GMC 등 한국지엠의 브랜드들의 인테리어는 현대차, 기아에 비해 화려하지 않다. 이 점은 젊은세대 운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해돴다. 그래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존 차량에 비해서는 세련된 디자인이 반영되면서 어느 정도 단점을 개선했다. 

    RS 트림에서는 내부에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젯 블랙&레드 포인트의 RS 전용 인테리어가 반영됐으며, 그 외에도 RS 인조가죽 시트, D컷 스티어링 휠, 블랙 헤드라이너 등으로 레이싱 감성, 역동성을 강조했다.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선보이면서 한국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특화옵션을 장착했다고 밝혔다. 우선 국내에 판매되는 쉐보레의 글로벌 모델 중 최초로 오토 홀드 기능이 적용됐다. 차량 정차 시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제어해 운전자의 편리한 주행을 돕는 기능이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2열 에어벤트가 추가됐다. 또한 국내 고객에게 필수 옵션이라고 할 수 있는 앞좌석 3단 통풍, 열선 기능도 탑재됐다. 파워 리프트게이트 기능, LED 방향지시등 일체형 아웃사이드 미러, 샤크핀 안테나 등도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 ▲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활용해 주행했다. ⓒ김재홍 기자
    ▲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활용해 주행했다. ⓒ김재홍 기자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과 차량 공간 사이에 주먹이 두 개까지는 아니지만 한 개 반 정도는 충분히 들어갈 정도였다. 요즘 신차에는 다이얼 방식이나 컬럼식 형태가 많이 보이다보니 일반적인 형태의 기어 노브가 참신해 보였다. 

    2인1조로 팀을 이뤄 시승을 시작했다. 시승 코스는 킨텍스에서 출발해 파주시 한 카페를 왕복하는 약 70km 구간이었다. 자유로를 주행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차량의 가속성능, 고속 안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했다. 시승 코스를 감안하면 ACTIV보다 RS를 선택한 게 좋은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차량에는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이 있어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순정 내비게이션의 단점을 보완했는데, 이번 시승에서는 무선 기능이 작동되지 않아 케이블을 연결해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을 사전에 들었다. 

    유선으로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해 주행을 시작했다. 솔직히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시승 차량에는 말리부, 트레일블레이저에 탑재됐던 E-Turbo 엔진보다 컴팩트한 1.2리터 E-Turbo 엔진이 적용됐다. 

  • ▲ 가속감, 고속안정성 등은 예상보다 좋았다. ⓒ김재홍 기자
    ▲ 가속감, 고속안정성 등은 예상보다 좋았다. ⓒ김재홍 기자
    게다가 최고출력은 139마력, 최대토크는 22.4kg.m로 준수하지만 압도적인 성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행을 하면서 예상보다 성능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자유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였는데 무난하게 가속됐다. 게다가 고속으로 주행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운전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엔트리급 SUV는 가속 성능이 좋지 않거나, 고속으로 주행할 때 풍절음, 소음이 크게 들리는데 이번 시승에서는 그런 면도 보이지 않았다. 차량의 정숙성 측면도 엔트리급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웠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차량에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을 탑재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반대 특성으로 가진 음파로 상쇄시켜 실내 정숙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 ▲ 고객 편의를 위해 중앙 디스플레이가 9도가량 기울어졌다. ⓒ김재홍 기자
    ▲ 고객 편의를 위해 중앙 디스플레이가 9도가량 기울어졌다. ⓒ김재홍 기자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6 에어백과 힐스타트 어시스트 기능을 지원하는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이 탑재됐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를 비롯해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각종 안전 시스템이 탑재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해 봤는데 무난하게 정상 작동했다. 다만 속도 설정을 할 때 작은 다이얼을 돌려야했는데, 버튼을 누르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차간거리 설정 버튼을 누를 때 약간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주행 중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것 같으면 경고음이 울렸다. 그러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고 코너를 돌 때 차량이 정중앙으로 위치하지 못했다. 시승 후 한국지엠 측에 문의하니 해당 기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시승을 마쳤는데, 예상보다 성능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동승했던 기자도 비슷한 감상을 피력했다. 특히 가격이 공격적으로 책정되면서 상품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 ▲ 한국지엠은 이날 행사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성공을 다짐했다. ⓒ김재홍 기자
    ▲ 한국지엠은 이날 행사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성공을 다짐했다. ⓒ김재홍 기자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은 ▲LS 2052만원 ▲LT 2366만원 ▲ACTIV 2681만원 ▲RS 2739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국지엠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격이 2052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이 가격은 현대차의 경차 ‘캐스퍼’ 풀옵션과 비슷하다. 게다가 동급 차종에 비해 낮은 금액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쟁 모델로 거론되는 신형 코나의 1.6 가솔린 터보(2537만~3097만원), 기아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2160만~2685만원) 등과 비교하면 금액대가 낮거나 비슷하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직접 경험한 크로스오버는 미국 시장에서 이미 엄청난 수요와 함께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뛰어난 안전사양 등을 갖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의 반응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시승을 한 결과 바라 회장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수긍이 갔다. 실제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22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후 4일만에 계약 건수 1만대를 돌파했다. 뛰어난 가성비를 갖춘 만큼 소형 SUV, 엔트리카 분야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 ACTIV가 아닌 RS 트림을 시승했다. ⓒ김재홍 기자
    ▲ ACTIV가 아닌 RS 트림을 시승했다. ⓒ김재홍 기자
  • ▲ 공조장치 모습. ⓒ뉴데일리DB
    ▲ 공조장치 모습. ⓒ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