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연체율 0.64%소상공인 만기연장 9월 종료1020조 상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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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에 우려됐던 대출 연체율 상승이 표면화되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오는 9월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 종료를 앞두고 선제적 연체 관리에 나섰다.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보다 0.05%p 올랐다. 2020년 8월(0.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연체율 수준인 0.4~0.45%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이다. 금융권은 그동안 쏟아부은 코로나19 금융지원 효과가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이 전월대비 0.09%p 오른 0.64%를 기록했고,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각각 0.08%p, 0.06%p 올라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대출상환 여력이 부족하고 경기침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도 전월보다 2000억원 늘어난 8000억원 수준이었다.시중은행들은 연체율 관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신한은행은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위변제 프로세스를 간소화했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대출상환이 불가능할 때 지급보증자가 대신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올해 1분기 주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797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만큼 신속한 채권 회수를 위한 선제 작업인 셈이다.KB국민은행은 머신러닝을 통한 연체관리 시스템을 강화했다. AI를 활용해 차주들의 상환 패턴을 분석하고 자산규모나 거래이력을 바탕으로 상환여력을 판단한다. 이를 근거로 연체 가능성이 높은 차주를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하나은행은 지난 2월 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들의 채무 상환 능력을 살펴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역별로 여신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연체율이 높은 지점을 본사 차원에서 관리 중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지원한 대출 상환 및 만기 연장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되면 부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 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중 70%를 차지하는 720조원이 다중채무자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부실 위험군으로 분류된다.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기준금리 인상폭(3.0%p) 만큼만 대출금리가 올랐다 하더라도 연간 평균 이자부담액은 908만원 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연장 조치가 종료되면 원금을 갚지 못하는 연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납부까지 유예하는 지원책을 펴다 보디 상환 능력을 가름할 방법이 없었다"며 "하반기 경기침에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고, 금융지원 종료도 앞두고 있어 취약차주의 부실위험 가능성과 규모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