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리스트 확정 후 8주째우열도, 평가기준도, 평판조회도 '비밀'공정도 좋지만 투명 절차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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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8주째 소리없이 이어지고 있다. 철저히 실력만을 평가한다는 취지지만, 일말의 하마평조차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 깜깜이 검증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5~26일 이사회 기간을 앞두고 4명의 우리은행장 후보를 검증 중이다. 후보들은 전문가 심층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4차례에 걸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다.우리금융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분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명의 롱리스트를 추렸다.롱리스트가 확정된 지 7주가 지났지만 후보간 우열은 물론 구체적인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다. 행장 선임과 관련된 일체의 정보와 잡음이 외부로 흘러 나가지 않아야 한다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함구령 탓이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달 중 행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행장 선임은 이사회 권한으로 따로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예상되는 행장 선임 시점은 26일 정기 이사회와 자추위를 병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이사회에 앞서 2명의 후보로 추리는 숏리스트를 발표할 여지도 있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후보들이 최종 평가를 앞두고 심층면접까지 소화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최종 후보 선임이 임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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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안팎에서는 과거와 달리 극도의 보안 속에 진행되는 행장 선임 절차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후보간 정형화된 경쟁 속에서 내외부 평가에 대한 소문이 돌고 이에 대한 검증이 더해지는 과정이 생략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2인자를 뽑는데 이렇게 아무 얘기도 들리지 않는 건 처음"이라며 "공정도 좋지만 투명한 절차 공개도 필요하지 않겠나"고 했다.이런 분위기는 임 회장 취임 후 선정된 롱리스트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굵직한 후보들이 다수 낙마하면서 짙어졌다. 현재 후보에 오른 4명을 예상한 사람을 많지 않았다.임기가 남아있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스스로 물러난 상황에서 임 회장의 인사권이 극대화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 이유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임 회장은 지난달 열린 행장 후보 면접에도 불참하는 등 최대한 거리를 두고 있다.임 회장은 롱리스트 확정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만드는 것이 지배구조를 바꾸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방법"이라며 "회장이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했다.다른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외부 출신인 임 회장이 확실한 조직장악을 위해 인사권을 활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최종 후보 낙점도 결국 임 회장 의중이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