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기준 483종목 해외형 상품 상장
  •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월 국내 최초의 해외형 ETF인 KODEX CHINA H가 상장된 이래 해외형 ETF·ETN상품이 계속 상장되면서 올해 5월말 기준 총 483종목의 해외형 ETF·ETN 상품(ETF 275종목·ETN 208종목)이 상장돼 있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그 수익률이 코스피200과 같은 주가지수 또는 금․원유와 같은 특정자산의 가격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특징을 갖고 있다. ETN은 ETF와 경제적 실질과 투자방법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법적성격이 증권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집합투자증권인 ETF와 구분된다. ETN은 대체로 ETF로 제공하기 어렵거나 높은 비용이 발생하는 영역의 상품을 제공해 투자수단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ETF와 ETN은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은행·증권사 등에서 가입하는 펀드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설정·환매의 기준가격이 보통 2거래일 이후에 확정되나 ETF·ETN은 장중에 실시간으로 추정 기준가격이 변화하기 때문에 급격한 시장변동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해외형 ETF는 증권사 등에서 제공하는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IRP·DC)를 통해 실시간 매매할 수 있다.

    해외형 ETF·ETN 상품 중 가장 많이 상장된 종목은 해외 주식시장 대표지수에 연동하는 상품이다. S&P500(미국), STOXX50(유럽), CSI300(중국), NIKKEI225(일본) 등 시장대표지수에 연동하는 ETF·ETN에 투자함으로써 간편하고, 쉽게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해외형 시장대표지수 ETF․ETN을 통해 글로벌 분산투자도 가능하다.

    주식투자의 국가별 비중을 한국 50%, 미국 30%, 중국 20%로 설정하는 경우 KRX300지수 ETF 50%, S&P500 ETF 30%, CSI300 ETF 20%를 매수함으로써 세계 주식시장에 손쉽게 분산투자 할 수 있다. 이것도 비중 조절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전세계 선진국을 모두 커버하는 ETF(선진국 MSCI WORLD 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동일한 시장대표지수를 추종한다 하더라도 환율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환노출형과 환율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환헷지형 상품이 모두 상장된 경우도 있다. 종목명 뒤에 (H)가 있는 상품이 환헷지형을 의미하며, 앞으로의 환율 전망에 따른 상품 선택을 통해 환리스크를 관리할 수도 있다.

    ETF·ETN을 통해 시장 전체가 아닌 특정 글로벌 업종에 선택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지수에 연동하는 ETF 1종목만 투자하더라도 글로벌 대표 헬스케어기업들에 분산투자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중국 유망 반도체·전기차·IT 기업들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ETF가 국내에도 많이 상장되고 있어 글로벌 업종섹터 투자를 보다 낮은 비용으로 국내 상장 ETF를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 디지털 혁신 성장을 주도할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ETF가 상장되면서 투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ETF를 통해 디지털 전환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메타버스 기술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에 분산투자 할 수 있다. 로봇, 디지털경제, 플랫폼, 데이터센터 리츠 등 차세대 혁신 기술로 손꼽히는 다양한 미래 산업 ETF도 상장돼 있다. 거래소 ETF를 통해 투자자는 환전, 시차 등 해외 종목 매매 시 발생하는 번거로움 없이 글로벌 유망업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유·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금·은 등 귀금속, 니켈·구리 등 산업금속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커피·옥수수 등 농산물의 가격에 연동하는 ETF․ETN도 다수 상장돼 있다. ETN상품을 중심으로 원자재 가격에 2배로 연동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1배, -2배와 같이 역의 방향으로 연동하는 인버스 상품도 다수 상장돼 원자재 시황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변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변동성이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원자재 선물시장 또한 불확실성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련 ETF·ETN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시장가격뿐만 아니라 순자산가치 또는 지표가치 및 괴리율을 참고해야 한다.

    ETF·ETN의 장점으로는 우선 공모펀드에 비해 저렴한 보수를 들 수 있다.

    미국 바이오주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가 상장 ETF인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에 투자할 경우 총보수는 0.25%이지만 유사한 기초자산의 장외 펀드인 ‘프랭클린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자A(주식-재간접)’에 투자할 경우 총보수는 0.84%(판매 채널에 따라 선취수수료 1%)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보수가 0.02~0.07% 수준으로 크게 인하돼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전 세계 ETF 중에서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수수준은 장기간에 걸친 투자일 경우 그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계좌를 활용하는 투자자는 이러한 저보수의 해외 대표지수 추종 ETF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수와 별개로 국내 상장 ETF·ETN은 증권거래세가 없으며, 환전이 필요 없어 이와 관련된 각종 수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ETF·ETN에 비해 매매수수료도 대체로 낮다. 동일한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라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해외형 ETF·ETN이 현재 과세측면에서 경우에 따라 다소 불리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2025년부터는 보다 형평성 있게 개편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상장 해외형 ETF·ETN은 손익통산이 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될 수 있는 반면 해외 상장된 ETF·ETN은 손익통산이 가능하고 별도의 양도소득으로 분리돼 과세되고 있다. 그러나 소득세법 개정으로 2025년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서 국내 상장 해외형 상품과 해외 상장 상품 모두 동등한 과세체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ETF시장은 순자산총액 80조원을 돌파하는 등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과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으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보답하고자 향후에도 저렴한 비용, 주식과 같은 실시간 투자의 장점과 함께 다양한 투자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TF 관련 최신 정보는 한국거래소 ETF 네이버 포스트에서 확인 가능하고 향후에도 유용하고 상세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니 투자에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