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파기재계 "사실상 회사 손배 청구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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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파업으로 인해 사측의 생산 차질에 발생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때 불법 행위의 정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따저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재계는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제한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16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전날 현대자동차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깼다. 또한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대법원은 “노조의 의사결정이나 실행행위에 관여한 정도는 조합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노조에서이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대법원의 이같은 판단은 야권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 쟁점 조항의 입법 취지와 비슷한 취지다.노란봉투법에는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조항을 담았다.한편, 재계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날 “위법한 쟁위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전국경제인연합회도 “불법파업에 가담한 조합원별 책임범위 입증이 힘들어 파업에 따른 피해는 사용자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도 16일 입장문을 통해 판결에 유감을 표명했다.KAMA는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의 불법점거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대법원은 기존 법리와는 달리 조합원의 책임 개별화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고 언급했다.이어 “개별 조합원의 귀책사유가 손해에 대한 기여도를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해배상 청구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