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이례적으로 대법원의 판결 공동성명 발표 민법의 주요 원칙 '공동 연대 책임' 위배김명수 대법관 시기, 노사관계 파탄내는 판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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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의 대법원 판결을 두고 경제계가 이례적으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20일 경제6단체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법원 판결은 불법쟁의행위 사건에 가담한 조합원을 보호하는 새로운 판례법을 창조하고 있다"고 대법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경제6단체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민법의 기본원칙을 부정하고 우리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계가 절박한 심정으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호소했다.앞서 지난 15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현대차가 노조원 4명을 상대로 낸 불법 파업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노조원 각각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정도를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했다.파업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불법행위 정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노조원의 공동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례와 비교해 기업 측에 입증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다.경제6단체는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공동불법행위자들이 부담하는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비율을 개별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불법쟁의행위에 있어서는 예외적으로 조합원별로 책임제한의 정도를 개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판례법을 창조하고 있다. 책임비율을 개별적으로 평가한 아주 예외적인 대법원 판례를 불법쟁의행위에 인용한 꼼수 판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재계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민법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민법 760조는 개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집단적 불법행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연대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760조는 공동행위로 발생한 손해는 개인별 입증이 곤란하고, 이로 인해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로 만들어진 법이다.그러면서 "일반 불법행위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이고, 왜 유독 쟁의행위 사건에서만 불법행위자를 보호하도록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공동불법행위제도의 근본취지를 몰각시키고, 종국에는 피해자인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경제6단체는 "기업들은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지금도 산업현장은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출입 방해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복면을 쓰거나 CCTV를 가리고 기물을 손괴하거나 사업장을 점거하는 우리 현실에서 조합원 개개인의 손해에 대한 기여도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여당 역시 이번 판결에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판결 다음 날 "김명수 대법원장이 노란봉투법 '알박기' 판결을 한 것"이라며 "입법부 차원에서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 후 노동 편파적 판결로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기업들이 다각도로 노력하는 와중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후 줄곧 노조 친화적인 판결로 기업의 노력을 무력화 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사실상 합법 노조로 인정하는 판결, 노조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효력을 인정해 온 기존 판례 폐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 등으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다.한편, 대법원인 이번 판결을 두고 비판이 계속 이어지자 지난 19일 이례적으로 판결에 대한 추가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로 기업의 입증 책임이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과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파업 노조원 사이의) 배상 책임 비율을 결정하는 것은 법원이 제반 사정들을 감안해 재량으로 정하는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해당 판결과 주심 대법관에 대해 과도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