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국토부·교육부등, 이슈마다 '세무조사' 엄포… 사전협의 없어마스크 매점매석은 조사·치킨은 해프닝… 사안 따라 실제 대응 달라국세청 "탈세 혐의 있으면 조사"… 강남 대형학원들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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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소위 대학수학능력시험 '킬러문항 배제' 발언 이후 교육부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 적극 나선 가운데 '식스맨'으로 국세청이 소환돼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교육부는 지난 22일 앞으로 2주간 사교육 '이권 카르텔, 허위·과장 광고 등 학원 부조리'에 대한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수능 킬러문항 불똥이 대형 입시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학원 업계에서는 최악의 경우 세무조사까지 받게 된다며 조마조마해하고 있다.대형학원에 대한 세무조사 가능성은 교육부의 발언 때문이다.교육부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장상윤 차관 주재로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등이 참석했다. 교육부와 교육청 등은 신고가 들어오면 학원을 불시에 방문해 단속하고, 사안이 심각할 경우 경찰이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대형학원의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단속을 한다.정작 국세청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추후 필요하다면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국세청을 급소환했다. 고액의 교육비나 입시 컨설팅 비용을 받고 있는 대형학원으로선 그 어느 것보다 무서운 것이 세무조사다. 세무조사는 최대 5년 전까지 탈루한 세액에 대해 추징할 수 있는데, 대형학원의 경우 세무조사를 통해 수억 또는 수십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할 수도 있다.국세청은 이미 지난 4월과 지난해 7월에 고액 수강료를 받은 입시학원에 대해 기획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고액 수강료를 받은 입시·직업교육학원 사업자 10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정규 수업료 외에 특강료와 교재비를 현금으로 받고 이를 신고하지 않거나 자녀명의 법인에 이익을 나줘주는 방법으로 편법증여하다 덜미를 잡혔다.당시 국세청은 사교육비 총액이 2020년 19조4000억 원, 2021년 23조4000억 원, 지난해 26조 원으로 매년 커지는 등 대입이 절박한 부모와 수험생의 심리를 이용해 고소득을 벌면서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민생침해 탈세라고 규정했었다. 당시에는 이번 킬러문항 논란처럼 크게 이슈화하진 않아 주목을 덜 받았다.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능 출제위원의 학원 운영이나 취업 등이 논란이 되면서 사정기관인 국세청이 수능, 사교육과 관련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다만 국세청은 이번 사교육 이권 카르텔 단속에 대해 교육부로부터 사전 협조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할 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세무조사 착수 여부는 교육부가 제공하는 대형학원의 탈세 혐의가 어느 정도로 구체성을 띠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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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국세청은 기획재정부가 아닌 뜬금없는(?) 부처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지난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치킨가격 파동 때다.당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생닭 가격이 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농식품부가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인상을 강행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업계가 발칵 뒤집어졌다.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어야 조사에 착수한다"며 농식품부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 세무조사에 착수하지도 않았다. 결국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에도 마스크 부족 사태로 국세청이 등판했었다. 당시에는 매점매석과 관련해 기획 세무조사로 이어졌다.지난 2월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노조의 회계 투명성 논란이 불거졌을 때 "그동안 정부가 세무조사를 안 했을 뿐, 원래는 합법적인 조사 대상"이라며 특별 세무조사를 언급했다. 주요 이슈가 터질 때마다 국세청이 직·간접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세무조사가 주는 심리적 압박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