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양도세 중과 완화안 포함 전망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 "세율 최대 70% 과도" 비판민주당 반대 걸림돌… 폐지 대신 완화로 방향 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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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인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견이 분분하다.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문재인 정부 시절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기를 하는 다주택자에게 징벌적 과세를 하기 위해 도입됐다. 주택 수와 보유기간, 주택 보유 지역 등에 따라 최대 70%까지 양도세액을 부과한다.2주택 또는 3주택 이상 소유자가 양도하려는 주택 또는 분양권을 1년 미만으로 보유했다면 세율을 70%까지 적용하는 것이다.제도의 취지는 부동산을 투기 목적으로 거래하는 것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70%나 되는 세율에 주택이나 분양권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한다는 원성이 높아졌다. 더구나 징벌적 과세로 매물잠김 현상이 일어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상적인 부동산 세제로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새 정부 임기가 시작한 지난해 5월10일부터 1년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유예했다. 올해 이를 한 차례 더 연장해 내년 5월9일까지 양도세 중과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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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추가 연장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윤석열 정부가 양도세 중과 제도를 '비정상'이라고 규정한 만큼 곧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길 거라는 관측이 많다.이에 더해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와 여당이 세수부족으로 인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폐지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이미 세수에 반영돼 있는 만큼 중과를 아예 폐지한다고 해도 세수 측면에서 충격이 덜하다는 것이다.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의 공약인 '부동산 세제 정상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다만 예상보다 큰 세수펑크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없잖다. 올해 1~4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33조9000억 원이 덜 걷혔다. 이 중에서 양도세가 7조2000억 원이나 부족했다. 부동산 거래가 감소한 영향이 크지만,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세수감소가 불보듯 뻔한, 양도세 중과 폐지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이 적지않다는 지적이다.야당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대선 패배 이후 야당 내에서도 과도한 부동산 징벌적 과세가 패배 요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으나, 지난해 말 종합부동산세 완화안을 두고 부자감세론을 주장하며 반대하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양도세 중과 폐지에 따른 세제혜택이 다주택자에 한정돼 돌아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불어민주당이 세법 개정에 또다시 반대할 가능성이 없지않다.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의 경우 2주택자까지는 폐지하는 것이 맞고,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우리나라 상황을 봤을 때 양도세 중과를 계속해서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다만 70%의 세율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세율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지 않더라도, 세수에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부동산 거래가 이뤄져야 세수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