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교수 "기축통화 안전장치 확보해야… 양국 관계 개선에 탄력""환율 1300원대·무역수지 15개월째 적자·한미 금리차 2.0%P 등 불안 여전"4월 말 보유외환 세계 9위… "GDP 대비 21%수준, 세계 꼴찌 수준, 자만 안돼"추경호 부총리, '7년 만에 재개' 한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29일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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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해빙 무드 속에 양국 재무장관이 7년여 만에 만난다. 이번 만남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재체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제전문가는 적어도 700억 달러 수준, 최근 양국 관계 개선을 고려할 때 가능하다면 10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제8차 한일 재무장관 회의가 29일 오후 일본 도쿄 재무성에서 열린다. 한일 재무장관 회의는 지난 2016년 8월 당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만난 이후 7년여 만에 열린다.추경호 부총리는 29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추 부총리는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국제금융 의제와 제3국 인프라 공동진출,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등 역내 금융안전망 관련 협력, 양국 간 금융·조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한일 통화스와프가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지난 27일 양국이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시작됐다가 양국 관계 악화와 함께 계약이 만기를 맞으며 2015년 종료됐다. 당시 통화스와프 규모는 700억 달러였다.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약속하는 계약이다.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마다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는 만큼 외환유동성을 확보하는 추가적 수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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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2의 안전장치로 한일 통화스와프 재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에 양국이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한다면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교수는 "환율은 지난해 1440원까지 갔었다. 지금도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무역수지는 15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 달러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역전된 한미 금리차는 미국의 추가 긴축으로 2.0%포인트(p)를 넘길 수도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8년처럼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일 통화스와프 재체결 시 규모와 관련해 "한미 통화스와프라는 안전장치가 없는 만큼 2015년 종료 당시 수준인 700억 달러 규모는 돼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다시 추가하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만큼 1000억 달러 규모로 체결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일본 엔화는 국제간 결제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基軸通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보유한 외환 비중은 달러 62%, 유로화 20%, 엔화 5.3%, 파운드화 4.5%, 위안화 2%다.지난 4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67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세계 9위라는 숫자에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75%로 전 세계 2위"라며 "한은은 자만해선 안 된다. 외환보유액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21% 수준으로 세계 꼴찌 수준이다. 우리보다 무역의존도가 낮은 대만은 보유외환이 GDP 대비 70%, 홍콩은 110% 수준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