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TF 최종 보고서 日정부에 전달… "기술적으로 신뢰"IAEA 그동안 6차례 보고서 내… 5월 보고서 "시료 채취·분석 적합"日정부 "여름 방류 시작" 입장… 기시다 총리 최종 결정만 남아어민 등 대내외 설득작업 강화할 듯… IAEA 사무총장, 7~9일 방한
  •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이 4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2년간에 걸쳐 평가했다"며 "기술적 관점에서 (일본의 해양 방류 계획을)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최종 종합보고서를 전달했다며 "이번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답을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IAEA는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정한 일본의 요청을 받고 지난 2021년 7월 11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획전담반(TF)을 구성했으며 그동안 부문별 중간보고서를 내왔다.

    최종 보고서는 △방호·안전성 평가 △규제 활동·절차 △오염수·해양환경의 독립적 샘플링과 데이터 확증·분석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IAEA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에 맞춰 보도자료를 내고 "도쿄전력이 계획하고 평가한 대로 오염수를 통제하고 점진적으로 바다에 방류할 경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보도자료에서 "우리의 임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모든 이해 관계자가 검증된 사실과 과학에 입각해 방류 절차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투명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안전성 검토는 방류 단계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속해서 현장에 상주할 것이고, 웹사이트를 통해 방류시설에 대한 실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 후쿠시마 제1원전.ⓒ연합뉴스
    이날 최종 보고서 내용은 예견됐었다. IAEA는 지난 5월3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차 시료 분석결과에 대한 확증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IAEA 모니터링TF가 후쿠시마 원전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6번째 보고서였다.

    6차 보고서는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탱크에서 채취한 샘플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분석 결과와 해양환경 모니터링을 위해 해외 연구기관 등에서 분석한 결과를 IAEA가 교차 비교·분석한 것이다. IAEA는 6차 보고서에서 도쿄전력의 측정·기술 역량이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도쿄전력의 시료채취 절차에 대해선 대표 시료를 얻기 위해 적절한 방법론적 기준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의 방사성 핵종 분석 방법도 목적에 적절하고 적합했다는 견해였다. 결과적으로 IAEA는 보고서에서 "IAEA와 비교분석에 참여한 제3자 실험실은 유의미한 수준의 추가 방사성 핵종을 검출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날 IAEA 최종보고서가 사실상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명분을 주면서 오염수 방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올봄부터 여름 사이에 해양 방류를 시작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1㎞ 길이의 해저터널 공사는 지난달 이미 마쳤으며 방류 설비 시험운전도 끝낸 상태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방류 설비 등의 성능을 승인해 주는 검사증을 발급하면 사실상 기시다 총리의 방류 신호만을 남겨놓은 셈이다.

    다만 일본 내에서도 어민들을 중심으로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잖다. 일본의 어업조합들이 가입한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22일 총회를 열고 "원전 사고 오염수 해양 방류가 세계적으로도 경험이 없는 일로 어민은 미래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다"며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번 IAEA 최종 보고서를 계기로 대내외 설득 작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7~9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해 이번 최종보고서에 대해 우리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