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사업 공동 참여 SKT "美 조비 UAM 기체 사용 한화와 합의"한화 "2차 실증부터는 한화의 UAM 적용 기대"국토부 당혹..."컨소시엄당 기체 한 대만 가능“
  • ▲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 UAM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 S4ⓒ조비 에비에이션
    ▲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 UAM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 S4ⓒ조비 에비에이션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이 UAM(도심항공교통) 기체 주도권을 두고 총력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UAM(도심항공교통) 실증사업에 서로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기체를 쓰겠다는 기싸움이 감지된다.

    6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한국형 UAM의 2025년 국내 상용화를 위해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1·2단계로 나눠서 진행되고 총 7개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SK텔레콤과 한화시스템은 'K-UAM' 컨소시엄으로 참여 중이다. 

    K-UAM 컨소시엄은 1단계 실증에서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이하 조비)' 기체를 쓰기로 했다. 조비는 SK텔레콤이 최근 1억달러(1300억원)을 투자한 미국 UAM 제조사다.

    SK텔레콤은 2단계 실증에서도 조비 기체를 쓸 계획이다. 하지만 한화시스템이 2단계 실증에서 조비 기체가 아닌 한화가 개발한 기체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UAM 기체 '버터플라이'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2단계에서 한화의 기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버터플라이는 개발 완료를 목전에 뒀으며 연말에 시제기가 나올 예정"이라며 "2단계부터 우리 기체의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버터플라이는 한화시스템이 미국 UAM 제조사 '오버에어'와 공동 개발 중인 기체다. 한화는 최근 수년간 오버에어 2000억원 넘게 투자한 바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부임 후 우주·항공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버터플라이는 한화 UAM 사업의 핵심 요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컨소시업 입장에서는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기체를 도입할 수도 있고, 컨소시엄 소속 사업자가 개발한 기체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옵션이 생기는 셈"이라며 "물론, 정부 협의와 의사결정이 필요하겠지만 기체와 관련해 선택지가 높아졌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당 기체가 1대로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시스템은 2차 실증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시스템은 버터플라이를 투입해 2025년부터 서울-김포 노선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버터플라이 시제기가 연말에 완성되기 때문에 당장 다음 달부터 진행되는 1차 실증에 참여할 수 없다. 내년 7월부터 진행되는 2차 실증이 한화시스템에겐 ‘막차’인 셈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2차 실증에 버터플라이가 포함되지 않는 옵션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