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선언 하루도 안 돼 산은 매각공고…영구채 전환 포함우 회장, 영구채 전환 시 인수 참여 않겠다 못박아잔여 영구채 단계적 전환 추진에 완주 가능성 주목
  • ▲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 우오현 SM그룹 회장. ⓒSM그룹
    HMM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 의사를 보인 SM그룹이 인수전 참여가 불투명하게 됐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아시아 최대 해운사를 만들겠다며 HMM 인수를 선언하면서도 영구채의 주식 전환 시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못박았는데, 이번 HMM 매각공고에서 1조원 규모의 영구채 전환이 포함돼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공동 매각을 위한 공고를 냈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1억9879만156주와 함께 전환사채(40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6000억원) 등 영구채 1조원 어치(2억주)를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기로 했다.

    산은은 오는 8월21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받고 본입찰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게 목표다.

    산은의 매각 공고 전 유일하게 인수 의지를 보인 SM그룹 입장에서는 머쓱한 상황이 됐다. 

    앞서 지난 19일 우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HMM 인수전 참여를 선언해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매각공고 전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SM그룹이 유일했기 때문.

    그러면서도 그는 산은이 1조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입찰에 응하지 않고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고 했는데, 우 회장이 입장을 밝힌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산은과 해진공이 영구채의 주식 전환 내용이 담긴 매각 공고를 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기관이 배임 이슈를 우려해 영구채 주식 전환 결정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보고 있다.

    M&A의 귀재로 불리는 우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몰랐을 리 없으나 결과적으로 영구채 전환이 확정돼 우 회장 스스로 인수 포기를 선언하는 꼴이 됐다.

    다만 산은은 잔여 영구채를 HMM의 상환권 행사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의 연내 HMM 매각 의지가 확고한 만큼 어떻게든 인수자와 협의해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 때문에 현재 유일하게 인수 의사를 보인 SM그룹이 HMM 인수전을 완주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SM그룹은 지난해부터 HMM 지분 매집을 본격화해 최근 6.56%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