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반도체 기술격차 5년 이상으로 추정232단 낸드 양산한 YMTC, 생산능력 확대 지연"美 규제로 한국 기업 우위 유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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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자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주춤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42.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28%), 마이크론(24.6%)이 뒤를 이었다.

    한국과 중국 간 기술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10나노 1세대 D램(19나노)을 양산 중인 반면, 한국은 10나노 4세대(14나노) D램을 양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5세대(12나노) 양산을 시작해 한중 간 기술격차는 5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지난해 17나노 D램 샘플을 잠재 고객사에 전달했으나 미국의 제재로 장비도입 등이 어려워졌다.

    CXMT는 수출통제명단(Entity List)에 등재되지 않아 미국이 허용하는 수준의 D램 생산을 위해 장비 구입을 타진 중이며, 내년까지 16나노 D램 개발 및 2025년 중국장비로 구성된 생산라인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19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건너뛰고 지난해부터 232단 낸드 양산을 시작하는 등 선도기업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말 수출통제명단에 추가되면서 일부 장비와 기술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생산능력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 우한2공장 완공 시점도 올해 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232단 이상 제품 양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규제로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기술격차는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중 기술격차는 축소됐지만 생산능력, 고객사 등에서 한국기업의 우위 유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도 향후에는 기술개발로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메모리 경쟁에서 뒤쳐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에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비중이 높아 미국의 대중 제재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시안 공장은 전사 낸드 생산의 40%,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D램의 40%대 중반, 낸드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구공정 중심으로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우시 팹의 D램 주류 공정을 1y(16~17나노)에서 1z(15나노)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1x(18~19나노) 등의 생산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낸드의 경우 중국에서 삼성전자는 128단, SK하이닉스는 96·144단 낸드를 생산 중이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한국과 미국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지정학적 리스크 경감, 안정적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해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반도체 구매를 희망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C 제조사 델의 경우 내년까지 중국산 반도체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