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출혈경쟁롯데손보, 1일 30만원씩 5400만원 보장누적한도 없어 중복가입 가능
  • ▲ 한 보험사의 간호간병서비스 상품 소개.ⓒGA 소식지.
    ▲ 한 보험사의 간호간병서비스 상품 소개.ⓒGA 소식지.
    보험사들이 최근 간병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달새 보장한도가 2배 가까이 오른데다 중복 가입도 가능해 모럴리스크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법인보험대리점(GA) 소식지를 통해 간호간병서비스 입원시 하루 최대 3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놨다. 180일 한도로 최대 540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나 간병인 대신 전문 간호 인력이 입원 환자를 직접 돌보는 제도다. 인구고령화로 간병이 필요한 노인이나 중증환자가 늘면서 간병인을 고용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정부는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 간호인력으로부터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건강보험이 적용돼 하루 평균 2만~3만원이면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상급병실이라 해도 평균 5만원 내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통상 간호간병 입원일당은 병원 입원 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사용하는 1일 비용을 30일, 180일 한도로 각각 따로 보장한다. 지난달 상품이 출시될 때까지만 해도 보장한도가 최대 2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선제적으로 지난달 하루 최대 20만원을 보장한다고 나선 DB손보는 이달 보장한도를 31만원으로 올렸다. 상급종합병원일당 5만원과 간호간병통합 일당 10만원(180일 한도)에 간호간병 일당 6만원(30일 한도) 특약을 더하면 31만원이 지급된다는 식이다.

    현대해상도 지난달 19일까지 15만원이었던 간호간병 일당(상급종합병원, 30일 한도 기준)의 보장한도를 최근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상해·질병 급여치료지원금 특약까지 더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영업전략으로 삼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간호간병 입원일당을 최대 27만5000원으로 확대했다. 무엇보다 현금으로 13만5000원을 정액 지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간호간병 일당이 기존에 보험사가 팔던 간병인 보험과 달리 업계 누적한도가 없다는 점이다.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도 모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손보가 다른 보험사의 간병인특약 가입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다.

    보험사는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실손보험과 정액보험 등의 가입내역을 조회, 과도한 중복 가입을 걸러내는데 아직까지 간호간병 일당은 따로 취합하지 않아 계약자의 가입 내역을 따로 확인할 수 없어서다.

    만일 최대 30만원씩 보장하는 상품을 5개사에서 가입했다면 하루 150만원씩 일주일에 1000만원이 넘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상급병실을 이용한다 해도 수백만원의 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간병비 보장이 커질수록 입원 일수도 늘어나는 '역선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보험금을 노리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하는 도덕적 해이 논란도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실제 병원들도 병동 수를 늘리고 있는 만큼 보장한도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보험료가 매우 저렴한 만큼 손해율 악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