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증권 편입후 주가 껑충스톡옵션까지 140만주 보유현재 시가로 687억… 연봉도 34억
  • ▲ 메리츠금융지주 특수관계자 보유주식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메리츠금융지주 특수관계자 보유주식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메리츠금융지주가 올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원 메리츠(One Meritz)' 체제를 완성했다. 지주만 상장사로 남는 지배구조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선진국형 지배구조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선임돼 지주사와 자회사 대표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있다. 김 부회장은 그룹 오너인 조정호 회장의 두터운 신뢰 아래 시총 10조원대의 메리츠금융지주를 만든 장본인이다.

    게다가 원 메리츠 체제를 출범하며 올해 회계연도부터 중·장기적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 결과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김 부회장의 자산도 큰 폭으로 올라 톡톡한 수혜를 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회장의 보유주식은 32만주로 지분율은 0.15%다. 지난 4월 29만3147주에서 2만6853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뿐 아니라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선임 당시 주주총회를 통해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108만3189주를 보유 중이다. 행사기간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로 아직 행사 전인 것으로 보고됐다.

    신주 또는 자사주를 교부받거나 시가와 행사가격(1만980원)의 차이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교부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자사주를 교부받게 되면 김 부회장은 주식수는 140만3189주에 달한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2일 기준 4만9000원이다.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2만원 밑으로 떨어졌지만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완전 자회사 결정 후 급격히 올라 올해 1월 4만8000원 대를 찍은 후 지난 2일엔 장중 5만원을 넘기도 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식 총수는 2억821만7858주로 지난 2일 기준 시총은 10조2027억원에 달한다. 국내 5대 금융지주에 속하는 우리금융지주의 시총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도 687억5626만원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오너와 최고경영자(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총 34억원을 받았다. 

    게다가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부터 매년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에 쓰겠다고 공언했다. 실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3월 자사주 265만6000주(999억4506만1700원)을 소각한다고 공시하고 말일에 소각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회사 주식가격이 저평가됐을 때 주가를 방어하고 경영권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대주주의 지분율을 자연스럽게 높이며 영향력을 키우는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결국 김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과정에서 지분율을 자연스럽게 높여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물론 보유자산 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펴겠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대주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 대주주의 지분 가치와 지분율은 계속 오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