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 영업이익률 1년새 4%p 하락TV·IT 시장 수요 약세로 디스플레이 5개분기 연속 적자LG이노텍도 '애플 효과' 빠지면서 겨우 흑자 유지'캐시카우'였던 전자 계열 부진에 지주사 영업이익 28%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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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전자 계열사들이 올 들어 부진하고 있다. TV와 IT 등 전방산업의 부진 여파로 LG디스플레이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LG이노텍도 '애플 효과'가 빠지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이에 전자 계열사들의 영업이익률이 0%대로 추락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올 상반기 매출 50조10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상반기 LG 전자 계열의 영업이익률은 0.6%로, 전년 동기보다 3.8%p 하락했다. 2년 전 10%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이 매년 악화되고 있다.

    LG그룹 전자 계열의 수익성 악화는 LG디스플레이의 부진 영향이 가장 컸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5개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2019년 정호영 사장 취임 후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면서 2021년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이 심화되면서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적자 폭이 올 들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 2조8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9798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영업이익 2조2393억원(LG이노텍 포함)을 기록했다. LG전자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LG디스플레이에서 까먹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해 보이는 만큼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패널 업계 전반의 적극적인 가동률 조정으로 올 하반기 이후 패널 공급과잉이 일정수준 완화될 여지가 존재하지만, 전자제품 판매 감소로 인한 수요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LG디스플레이의 단기적인 매출 및 수익성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부진한 사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했던 LG이노텍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1637억원에 그쳤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3.6% 쪼그라든 183억원에 그쳤다. 

    LG이노텍은 그동안 애플의 아이폰 효과로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가 생산차질 및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흥행에 실패하면서 LG이노텍 실적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 측은 2분기 실적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여파로 인한 전방 IT수요 약세가 지속돼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자 계열사 맏형 LG전자만 상반기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체면치레했다. 다만 LG전자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8.1% 줄었다.

    전자 계열 3사의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면서 지주사 ㈜LG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959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7%p 하락한 27%를 기록했다.

    ㈜LG는 "디스플레이 및 석유화학 사업 부진 등으로 지분법 손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