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 주가는 하락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등락 반복3분기 이후 실적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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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IFRS17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시작하는 3분기부터는 신계약 판매 경쟁 과열 후폭풍까지 겹쳐 보험사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 9곳(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생명·코리안리·동양생명·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을 포함하고 있는 KRX보험지수는 지난 14일 1558.19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1일(1561.86) 대비 0.23% 하락한 수치다.
지난 1일(1496.71)과 비교하면 2주새 4.1% 가량 오른 것이지만 지난 14일 삼성화재를 비롯한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것에 비해선 부진한 모습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상반기 순이익이 1조21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익 규모는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뛰어넘었다.삼성생명 역시 상반기 순이익 974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83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다.앞서 지난 11일 잠정집계된 실적을 발표한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6% 증가한 7038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 역시 대체적으로 호실적을 발표했다. KB손해보험은 상반기 기준 순이익이 525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사옥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작년 상반기보다 32.5% 증가한 수준이다.
KB라이프생명 상반기 순이익 역시 215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3.1% 증가했고, 신한라이프는 상반기 순이익이 3117억원으로 32.0% 증가했다.
이처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보험사마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데도 주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보험주는 금융당국이 IFRS17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발표한 지난 5월 11일 1598.54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거듭하다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보험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간담회를 열고 IFRS17와 관련해 보험회사의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산출에 필요한 계리적 가정의 세부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부풀리기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후 IFRS17 도입에 따른 기대감이 소멸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후인 올 상반기까지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은 지속됐다. 올 6월 말 KRX보험지수는 1494.13으로, 1500선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가이드라인은 3분기에나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고 일부 보험사의 경우 CSM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CSM을 늘리기 위해 보장성보험 출혈 경쟁을 벌인 영향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일부 보험사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기존보다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CSM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어떤 회계기준을 사용하든 계약 만기가 길다는 점 때문에 경쟁 심화에 따른 펀더멘털 훼손이 하반기부터 장기간에 걸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