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타이거 우즈 등 의전차 활용깔끔한 디자인, 럭셔리한 내부 인테리어 돋보여마일드 하브 엔진 탑재, 경쾌한 승차감 등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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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SUV인 ‘XC90’은 지난 2002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후발주자로 진입했지만 뛰어난 안전성, 정숙한 승차감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여나갔다.특히 2002년 영국에서 출시된 후 16년간 발생한 사고 중 운전자와 탑승객을 포함한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안정성’을 입증하기도 했다.XC90은 그동안 ▲교황 베네딕토 16세 ▲칼 필립 스웨덴 왕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 각계 유명인사들의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최근 볼보 XC90를 시승할 수 있었다. 시승 모델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인 B6였으며, 색상은 오닉스 블랙(Onyx Black)이었다.크리스탈 화이트 펄(Crystal White pearl), 데님 블루(Denim Blue)와 비교해 차량이 묵직해 보였는데, 블랙 컬러가 대형 SUV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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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코스는 서울에서 포천, 강화도를 거쳐 안산을 들렀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약 200km 구간이었다.볼보 차량을 보면서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디자인이 깔끔하다. 화려하기보다 실용적이면서 모던한 인상이다.전면 그릴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금속성을 부각시키는 크롬 재질은 차량의 심플함(Simplicity)을 더한다.자세히 보면 아이언 마크의 화살표 방향은 그릴의 대각선과 일치하는데,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T자형 헤드램프도 볼보차의 디자인을 상장하는 요소다. 흔히 ‘토르의 망치(Thor hammer)’라고 불리는데, 점등되면 T자가 강조되면서 강인한 인상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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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90 디자인에는 안전 요소도 숨어있다. 프론트 노즈(Front Nose, 차량의 그릴과 범퍼 앞부분)를 수직으로 디자인했는데, 정면의 보행자와 충돌하는 경우 보행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킨다는 게 볼보차코리아 측의 설명이다.전면부에 비해 후면부 디자인은 다소 이색적이다. 특히 리어 램프의 디자인은 독특하다. 길고 가느다란 형태를 보면 산과 들판 사이에 있는 좁은 도로가 연상되기도 한다. 아울러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디자인 형태도 눈에 띈다.XC90의 외관에서 심플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내부에서는 럭셔리함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선 블랙이나 브라운이 아니라 화사한 앰버(Amber) 컬러가 눈에 들어온다.시트는 최고급 소가죽인 나파 가죽이 적용됐는데, 착좌감이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시승 차량의 대시보드와 센터콘솔 마감에는 나뭇결 무늬가 반영된 천연 리니어 월넛 소재를 사용해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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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기어 레버도 차량의 럭셔리함을 더했다. 스웨덴의 명품 유리 제조사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탈 글래스로 제작됐는데, 다른 차량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우아함이 보였다.시승 차량은 B6 엔진이 탑재됐는데, 가솔린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300ps, 최대토크는 42.8kg.m이다.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적용됐으며, 복합연비는 9.3km/ℓ이다.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출발할 때부터 일반적인 가솔린 모델보다 부드럽고 경쾌했다.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장점이 연비보다 승차감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 내부 디자인이 깔끔한데다가 군더더기 없는 주행감에서 만족감이 느껴졌다.장거리 주행을 하다보면 험로, 과속방지턱 등 다양한 장애물들이 나오는데 큰 충격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기존 스프링, 속업쇼버로 구성된 서스펜션 대신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면서 승차감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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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에서 강렬한 가속감, 폭발적인 고속 주행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무난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차랑에는 스웨덴 할덱스 사의 5세대 AWD 기술을 기반으로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 장착됐다. 코너길에서도 무리 없이 안정적으로 코너를 돌 수 있었다.시승 모델인 2023년식 XC90에는 TMAP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기본 탑재됐다. 한국 시장을 위해 볼보차코리아가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해 공동으로 개발했다.우선 넓은 디스플레이에 티맵 화면이 구동되면서 운전하기가 편리했다. 그 외에 운전자는 자신의 음성을 통해 ▲FLO 음악 탐색 ▲차량 공조장치 제어 ▲정보 탐색 ▲NUGU 스마트홈 컨트롤 등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음성을 통해 직접 아티스트를 지목해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만 큐레이션이 된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드라이브 인기곡’, ‘4세대 대표 걸그룹 노래’ 등을 들으면서 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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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나파 가죽 외에 스피커도 차량의 럭셔리함을 부각시키는 요소였다. 차량에는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와 협업을 통해 완성한 프리미엄 오디어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다.일반 차량에 비해 저음과 고음 영역에서 보다 풍부하게 울려 퍼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설정을 통해 예테보리 네페르티티 재즈 클럽을 모티브로 한 ‘재즈클럽 모드’ 및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만족감을 높였다.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볼보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안전 기능을 활용했다.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는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해 사고의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최대 140km/h까지 설정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Ⅱ(Pilot Assist Ⅱ)’ 기능은 운전 피로도를 줄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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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차량에는 오너가 타인에게 차량을 빌려주기 전 최고 속도(50~180km/h)를 설정해 운전에 미숙한 이들이 과속에 따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케어 키(Care Key)도 탑재됐다.주차할 때나 좁은 길을 갈 때 선명한 화질의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기능을 활용해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간혹 다른 차량을 운전할 때 후방 카메라에만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역체감을 실감할 수 있다.볼보 XC90의 가격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B6 AWD Plus Bright 8580만원 ▲B6 AWD Ultimate Bright 9510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 AWD Ultimate Bright 1억1470만원이다.XC90의 경쟁 모델로는 ▲벤츠 GLE ▲BMW X5 ▲제네시스 GV80 등이 꼽힌다.이들 차량과 비교해 장단점이 갈리지만 보다 친환경적이고 깔끔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는 XC90은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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