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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중동-유럽 철도·항만 연결 구상 출범… 美, 일대일로에 '맞불'

경제회랑 구상 발표美 주도 대륙간 인프라 연결바이든, 내달 시진핑 주재 일대일로 정상포럼 앞두고 발표"유럽과 중동, 아시아 연결… 새로운 시대 견인"

입력 2023-09-10 09:49 | 수정 2023-09-10 10:52

▲ 인도-중동-유럽 연결 회랑 발표한 인도, 유럽, 미국 정상. ⓒ연합뉴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인도-중동-유럽의 철도 및 항구 등 인프라를 연결하는 구상이 미국 주도로 출범했다.

10일 백악관 등에 따르면 △미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UAE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유럽연합(EU) 정상은 9일(현지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에 별도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구상 추진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리창 총리가 대리 참석)한 G20 회의 계기에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한 또 하나의 다국적 이니셔티브를 발족시킨 것이다. IMEC는 인도와 페르시아만을 연결하는 동 회랑, 페르시아만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 회랑으로 구성된다.

백악관은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이 대륙간 교역과 청정에너지 개발 및 수출 촉진의 통로를 구축하려 한다면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해저 케이블, 에너지 수송망, 통신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중동-유럽을 철도, 항만과 같은 오프라인 수단을 통해 연결해 수소 등 에너지 수송과 무역을 촉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에는 미국, EU, 인도, 사우디, UAE가 서명했다. 그 외에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구상에 동참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에서 출발하는 수송관을 통해 유럽에 청정 수소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여기에 더해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케이블을 통해 대륙간 온라인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구상에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과 함께 한 발표 행사에서 이번 구상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의 항구들을 연결하는 "진짜 빅딜"이라며 "더 안정되고 번영한 중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오늘 우리는 커다란 상호 연결 구상을 출범시킨다"며 "우리는 미래 세대가 큰 꿈을 꿀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구상이 "역사적"이라며 철도 연결만으로도 EU와 인도간 교역의 속도를 40%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악관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이 기념비적 회랑은 두 대륙에 걸친 연결성 강화와 경제적 통합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럽과 중동, 아시아 사이의 철도와 항구 연결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 이번 구상은 민주주의 진영에 속한 인도와 유럽, 이스라엘에 더해 중동에서 미국의 입김이 통하는 나라들을 하나로 묶어 중국 주도 '일대일로'에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내달 시진핑 주석이 주재하는 다자 국제회의인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최에 앞서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견제하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이번 구상은 미국의 영향력 하락과 중국의 영향력 강화가 교차하는 중동에서 자국에 유리한 외교 환경을 만들려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올 들어 중국이 '앙숙'인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며 중동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수니파 이슬람 맹주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상당한 외교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경제회랑 구상에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참여시킨 것은 중국의 영향력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중동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역학 구도와 안정적 정세를 조성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번 구상이 걸프 지역에서 유럽까지 가는 에너지와 무역 물량의 수송 시간, 비용 등을 줄임으로써 세계 무역에서 중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내년 재선 도전에 활용할 외교 성과를 부각하는 측면도 의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관련국들은 앞으로 60일간 실무그룹을 통해 재원 마련을 포함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시간표를 만들 계획이다. 내년에 실질적인 재원 조달과 건설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일대일로는 2013년 9월 시 주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육상 3개, 해상 2개 등 총 5개 노선으로 추진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150개국 이상이 참여한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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