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모터 적극 사용, 초반 가속력 개선스포츠 모드 세팅 뚜렷, 핸들 열선 추가NVH·안전 기본 충실, 실내 구성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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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도 하이브리드가 대세로 자리잡은 이유는 적재 공간과 더불어 고유가 시대에 연비 효율성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 다만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보다 무거울뿐더러, 효율에만 초점이 맞춰져 주행성능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효율과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성능까지 갖추면서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켰다.지난 25일 가평 더스테이 힐링파크에서 춘천 모처 카페까지 약 50km 구간을 시승했다. 한적한 고속도로와 더불어 산길을 중심으로 일부 와인딩 코스도 갖춰져 차량 성능을 확인하기에 제격이었다.5월에 나왔던 신형 CR-V 가솔린 1.5 터보를 시승했던 기억을 떠올렸을 때, 실내 구성이나 외관에 큰 차이는 없었다. 가솔린 모델이 기어 변속레버에 언덕 주파를 위한 S와 L이 있던 반면, 하이브리드는 다운힐에서 엔진브레이크로 사용하기 좋은 B단 기어가 장착됐다. 이외에도 스티어링 휠 열선도 추가된 건 고무적이다.스티어링 휠과 페달 감각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게 전체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로서 우려했던 브레이크의 이질감은 전혀 없었다. 다만 초반에 답력을 집중하기 보다는 충분히 밟았을 때 충분한 성능을 내는 구조로, 운전자의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둔 세팅으로 여겨졌다.핵심은 파워트레인 변화다. 가솔린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에 토크 24.5kgf·m를 발휘한다. 하이브리드는 2.0L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엔진만으로 147마력에 18.6kgf·m 성능을 갖췄고, 최고출력 184마력에 최대토크 34kgf·m를 내는 모터가 힘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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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할 때 엔진 개입이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엔진 개입여부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모터로만 운행하는 속도가 높은 것과는 비교됐다. 그만큼 초반 가속력에 이점이 있다는 건 분명하게 느껴졌다.모터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EV 전용 계기판이 탑재됐다. RPM 변화와 같이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모터 출력을 기민하게 표기하며, 브레이크 때 회생제동 정도도 나타낸다.무엇보다 주행 설정에 스포츠 모드가 추가됐다. 일반 모드에서는 점진적인 가속 능력을 보여준 반면, 스포츠 모드는 엔진과 모터개입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스티어링 휠 답력도 무거워지면서 스포티한 주행에 맞게 세팅된다.일정부분 회생제동이 느껴졌던 일반 모드에 비해 주행 중 스포츠 모드로 바꿨을 때 즉각적으로 엔진이 활발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모터가 출력과 토크를 어시스트 하면서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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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모델 대비 공차중량이 180kg 늘어난 1790kg이지만, 운동성능은 오히려 더 좋아진 느낌이다. 좌우 핸들링에서 롤이 잘 억제돼있고, 급격한 코너에도 4륜 시스템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고속에서 급격한 브레이킹에도 좌우 뒤틀림 없이 깔끔한 모습을 보여줬다.신형 CR-V 하이브리드는 우레탄 커버와 소음진동 흡읍재를 사용하며 NVH 부분의 완성도를 강조한다. 타면서 느끼기에는 이를 통해 내부 소음은 잡았지만, 외부로 나간 소음이 창문을 통해 돌아서 들어오는 듯했다.안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혼다 센싱에 트래픽 잼 어시스트와 충돌 방지를 위한 저속 브레이크 컨트롤이 신규 적용됐다. 리어 사이드 에어백과 프런트 무릎 에어백 등 10 에어백 시스템으로 충돌 안전성을 확보한 결과 미국 IIHS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TSP+를 획득했다.혼다 CR-V 하이브리드 판매가격은 5590만원으로, 토요타 라브4 PHEV와 비슷한 수준이다. 운동성능과 효율성을 놓고 봤을 때는 납득이 가지만, 실내 등 상품 구성에서 최신 차량들 대비 아쉬운 점이 남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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