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3.7% 상승…시장 전망치 소폭 상회미 국채금리 장 중 4.7% 재돌파…뉴욕증시 하락근원 CPI 둔화세에 11월 금리동결 기대감 지속여전히 높은 물가, 고금리 장기화 정책 변화 가능성 낮아
  •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최근 진정되던 장기채 금리가 여전한 인플레이션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좀처럼 잡히지 않는 '끈적한(sticky)' 물가로 인한 추가 긴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미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7%, 전월 대비 0.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8월의 4.3%, 0.6%에 비해 둔화된 수치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휘발유값 상승과 높은 임대료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3.6%)보다 소폭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1%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전월의 4.3%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흐름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준이 보다 중요시하는 지표다.

    나흘 연속 상승했던 뉴욕증시는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1% 내려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6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63% 하락했다.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적 발언에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미국 국채 금리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벤치 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한때 4.7%선을 재돌파했다. 9월 FOMC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를 돌파했던 금리는 전일 4.5%대로 최근 내림세를 보였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여전히 11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긴 했지만 소폭이었고,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2%를, 25bp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11.8%를 기록했다.

    존핸콕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맷 미스킨 공동 수석 투자전략가는 "결국 이번 보고서는 연준의 산법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며 "금리를 또 올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내 추가 금리 인상 확률은 소폭 증가하는 분위기다. 12월 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71.8%에서 현재 65.6%로 내려온 대신 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확률은 전날 28.2%에서 이날 34.4%로 늘었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최근 둔화됐지만 이 역시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스 포셔 PNC 파이낸셜 서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난 몇 달 동안 상당히 둔화됐다"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후퇴"라고 판단했다.

    네이션와이드 뮤추얼 인슈어런스의 캐시 보스트얀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로 연준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면서 "시장이 알아서 긴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정책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는 연준의 목표치(2.0%) 대비 여전히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이쿼터 캐피털의 스튜어트 콜 수석 거시 이코노미스트는 "전체적으로 이번 보고서 하나만으로는 FOMC에 11월 또 한 번 긴축할 필요성을 제공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들은 이것이 고금리를 오래 가져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볼 것이고 추가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둘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