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캔햄 대체재 될까? 고단백 닭가슴살 캔햄 3종 비교1위는 CJ제일제당 "스팸만큼 맛과 식감 훌륭"3위 하림 "퍽퍽한 식감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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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직접 보고 사는 것들이 줄었다. 소파에서 리모콘 버튼 하나로 홈쇼핑 주문이 가능하고, 침대에 누워 검지손가락만 움직이면 음식도, 전자제품도, 옷도 집앞으로 배달된다. 편해진 세상이라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물건이 배달오고, 상상한 그 맛이 아닐 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뉴데일리 유통부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시식, 체험해보는 기획 '대까기(대신 까주는 기자들)'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캔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고단백, 저칼로리를 중시하는 식품 트렌드에 따라 대두단백 등 식물성 재료, 닭고기 등이 새로운 캔햄 원료로 부상 중이다.
이번 대까기 주제는 '닭가슴살 캔햄'이다. 캔햄시장 선두주자 '스팸' 브랜드를 운영 중인 CJ제일제당이 최근 선보인 '스팸 닭가슴살', 오뚜기가 지난해 선보인 '칰햄', 하림이 2003년 출시한 닭가슴살 캔햄 원조 '챔'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세 제품 모두 '닭가슴살 캔햄'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용한 닭고기 부위가 조금씩 다르다. CJ제일제당의 스팸 닭가슴살은 닭고기 함량이 총 90.29%에 달하는데, 닭가슴살 58.42%, 닭다리살 21.89%, 닭껍질 19.69% 등을 고루 섞었다. 국내산 53.36%, 태국산 46.64% 닭고기를 함께 사용했다.
오뚜기 칰햄은 닭고기 함량이 91%로 세 제품 중 가장 높다. 국내산 닭가슴살 49%, 브라질산 닭다리살 41%, 국내산 스킨 10% 등을 사용했다.
하림 챔은 국내산 닭가슴살 78.78%를 함유했다. 닭고기 함량으로는 세 제품 중 가장 낮다.
세 제품 중량은 200g으로 같았다. 공식몰 기준 가격은 스팸 닭가슴살(5280원), 칰햄(4680원), 챔(4480원) 순. 다만 판매처마다 할인률이 크게 달라 체감 구매가는 훨씬 낮은 편이다.
세 제품 모두 비슷한 크기로 조각 내 구이용 팬에 5~7분 가량 구웠다. 식용유는 사용하지 않았다. -
◇ CJ제일제당 "풍부한 식감이 매력"
스팸 닭가슴살은 이번 대까기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 홍보문구 그대로 '스팸 고유의 맛'이 제대로 구현됐다는 평이다.
닭가슴살 뿐 아니라 육질이 쫄깃한 닭다리살, 고소한 닭껍질을 고루 조합해 타 제품보다 퍽퍽함이 덜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점은 호불호가 갈렸다. 야외에서 취식하거나 잠시 보관하고 싶을 때 뚜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 : 짭조름한 스팸의 느낌을 살리면서 단백한 느낌을 살렸다. 닭고기를 썼다는 느낌이 전혀 안들고 기존 돼지고기 스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닭가슴살의 뻑뻑함도 전혀 없어 닭가슴살을 선호하지 않아도 먹기 편할 듯. 이래야 스팸이지.
김 : 기존 캔햄과 유사한 맛이 남. 육즙도 많고 고소한 맛. 끝맛에 감칠맛이 돌기도. 닭가슴살의 퍽퍽한 느낌이 전혀 없음.
최 : 기존 스팸 대비 덜 짜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 오히려 기존 스팸보다 맛있다. 다양한 부위를 사용한 만큼 씹는 식감도 제법 있다.
조 : 적당히 닭고기로 만든 스팸이겠지 하는 선입견은 한 입에 날아갔다. 돼지고기와는 다른 닭고기 식감도 살아있고 간도 적당해서 밥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잘게 썰어서 볶음밥을 해도 슴슴하니 좋을 것 같다. 가장 높은 가격은 살짝 부담. -
◇ 오뚜기 "적당히 고소해 밥 반찬으로 제격"
오뚜기 칰햄의 가장 큰 특징은 귀여운 닭이 그려진 캔 외관과 특이한 이름이다. 닭가슴살과 다리살을 최적의 비율로 배합한 후 5도 이하에서 12시간 저온숙성해 촉촉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 오뚜기 설명이다.
실제 대까기에서도 적당한 짠 맛, 부드러운 식감 등이 특징으로 꼽혔다. 대두향이 강해 기존 캔햄 맛과는 살짝 다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리지널 외에도 블랙페퍼 맛을 판매하고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강 : 적당한 짠맛과 식감이 나쁘지 않다. 적당한 입자도 제법 캔햄에 기대하는 고기의 질감을 살려준다. 기존 먹던 런천미트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 기름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반찬은 될 듯.
김 : 짭짤하면서 부서지는 식감. 두부같은 느낌도 있고 동그랑땡을 먹는 것 같기도 함. 간이 너무 세지도 않고 그냥 먹기에도 적당했음.
최 : 대두를 함유해서 그런지 콩 맛이 많이 난다. 부드럽고 고소하긴 한데 살짝 느끼한 맛이 난다.
조 : 적당한 기름과 적당한 육향. 간도 적당해서 먹는데 부담이 없었다. 퍽퍽함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조직감과 식감이 좋다보니 부담으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무난하니 가장 호불호를 타지 않을 것 같은 느낌. -
◇ 하림 "아무리 닭가슴살이라지만… 너무 퍽퍽해"
하림 챔은 무려 20년 전인 2003년 출시한 닭가슴살 캔햄 원조다. 최근 닭고기 위생 논란이 일긴 했지만, 그래도 하림은 닭고기 전문 기업. 챔라면까지 출시됐던 바라 캔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컸던 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맛을 본 기자 대다수는 기대가 산산히 부서졌다는 평을 내놨다. 닭가슴살 특유의 퍽퍽함 때문에 취식이 쉽지 않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재구매 의사도 낮았다.
강 : 높은 닭가슴살 함량 때문일까. 뻑뻑하고 짜게 느껴진다. 기름기 쫙 빠진 닭가슴살 느낌은 있지만 기존 돼지고기 햄의 맛을 기대했다면 큰 실망을 하게 될 것. 어딘가 비릿한 느낌도 감점. 어린이들은 기피할 것 같다.
김 : 한입 베어물면 짠맛이 확 남.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는 느낌. 그만큼 기름이 없어 퍽퍽한 느낌이 있음. 끝맛에 비릿내가 많이 나 아쉽다.
최 : 막 개봉했을 때 햄 색깔이 노란끼가 돌고 밋밋해보여 두부, 혹은 장난감 느낌이다. 다른 부위 없이 닭가슴살만 함유해서 그런지 퍽퍽해서 목에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간은 짜다.
조 : 닭고기 풍미가 가장 많다. 특유의 퍽퍽함이 있었지만, 닭고기로 만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하다. 다른 제품과는 달리 닭가슴살만 들어있는데 왜인지 모르게 가장 간이 셌다. 자취생들은 한 캔으로 여러 번 밥을 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