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주고 받으며 쌍방향 소통이 관건플랫폼 넘어 SaaS '그립 클라우드'로 해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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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쿠폰을 뿌리지 않아도, 인플루언서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브랜드의 팬덤을 만들 수 있을까? 단순한 라이브 커머스가 아닌 쌍방향 콘텐츠를 강조하며 '디지털 단골'을 모으고 있는 '그립'이 주목받고 있다.브랜드브리프 취재 결과, '그립'은 서비스 운영 4년이 지난 2023년 상반기 기준, 반품률 1% 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TV홈쇼핑이 20% 미만, 이커머스가 10% 대, 오프라인 매장이 8.9%(2022년 기준)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낮은 수치다.그립 측 관계자는 "소비자가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바로 물어볼 수 있고, 구매한 물건에 대한 피드백도 주고 받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연스럽게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디지털 단골'이라는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브랜드는 라이브를 통해 고객과 만나며, 관계를 만들고 단골 고객층을 탄탄하게 키울 수 있다. 이는 판매에 집중한 것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다가갔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가령 '또진이네'는 아침마다 부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과일을 직접 골라 추천해 준다. 과일 사진을 찍으면 바로 '그립' 플랫폼 내에서 상품으로 등록된다. 또진이네 사장은 하나의 인플루언서로, 고객들은 팬덤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그립의 라이브 커머스는 '쇼퍼테인먼트'와 맞닿아 있다. 쇼퍼테인먼트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결합해 몰입도 높은 쇼핑 경험을 만드는 콘텐츠 중심의 커머스다.틱톡(TikTok)과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25년까지 쇼퍼테인먼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브랜드들에게 예상 시장 가치로 1조 달러(한화 1320조 이상)가 넘는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의 쇼퍼테인먼트 총 시장 가치는 2025년까지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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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그립'은 B2B 비즈니스도 강화하고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그립 클라우드'는 자사몰, 자사앱에서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IT 리소스가 없이도 서비스 가입과 링크 설치만으로도 자사 브랜드 만의 독립적인 라이브 커머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현재 '그립' 클라우드의 고객사로는 CJ올리브영, 신세계백화점, 마켓컬리, 하이마트, SSG, 요기요, 경동나비엔, 큐텐재팬(이베이재팬) 등이 있다. 그립 클라우드는 라이브 커머스 뿐만 아니라 VOD, 쇼츠 등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최근 경동나비엔의 '나비엔라이브'의 누적 시청자는 1000만명이 넘었다. 나비엔라이브를 론칭한 지 2년 반 만이다. 경동나비엔은 방송에 출연하는 쇼호스트는 구매를 유도하는 멘트보다 사용법과 유지관리 팁 등 제품과 관련한 소비자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채팅으로 문의사항을 받은 뒤 제품 시연을 하며, 경동나비엔 임직원이 직접 출연해 신뢰도를 더했다는 것이다.일본에선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 재팬과 손을 잡았다. 큐텐 재팬은 팔로워들을 이미 다수 보유한(65만명) '엑스(구 트위터)'에 동시 송출을 진행하거나, 한국 코스메틱 상품을 통해 타깃 고객을 확보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이에 1시간에 1억엔(한화 약 8억7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내거나 방송 5분 만에 상품 1만개를 판매한 기록을 세웠다. 큐텐 재팬은 셀러가 직접 라이브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각 브랜드 채널을 따로 개설하는 작업과 함께 도쿄 시부야에 스튜디오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그립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의 상세 페이지는 PC에서 그대로 가져온 구조로, 개별적인 니즈에 맞는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데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후기 또한 다양한 잠재고객의 요구, 제품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상세 페이지만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은 마치 넓은 바다에 낚싯대를 걸쳐두고 물고기가 미끼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쌍방향 의사 소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