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취임… 4대 경영방침 제시"시대적 소명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다"인사는 아직… 부회장·계열사 CEO 인사 촉각
  • ▲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식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KB금융
    ▲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식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KB금융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일성은 '상생경영'이었다.

    9년 만에 리더십 교체를 맞은 KB금융그룹에 연말 '인사 태풍'이 몰아칠지 주목된다.

    21일 공식 취임한 양종희 회장은 향후 인사 방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계열사 11곳 중 무려 9곳의 CEO 임기가 올해 만료되는 만큼 변화의 폭이 상당할 것으로 업계 내외에선 관측하고 있다.

    양 회장은 이날 오전 회장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비(非)은행장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오른 양 회장은 기뻐할 틈도 없이 당면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입장이다.

    최근 대통령의 '은행 종노릇' 발언 등으로 촉발된 '상생금융 시즌2'를 맞아 지원방안 마련에 나서야 하고,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변화의 폭을 얼마만큼 가져갈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 회장은 취임 전날인 2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 회장 내정자 신분으로 참석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당국 수장들과 상생금융 지원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고금리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우선시 될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초과이익 환수법(횡재세)'이 통과될 시 은행권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연간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실 상생금융의 경우 전 은행권이 공동 대응하는 이슈라는 점에서 양 회장도 업계와 발을 맞추면 되지만,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계열사 CEO 인사 문제는 온전히 양 회장이 감당해야 할 숙제다.

    계열사 11곳 중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계열사 숫자로는 9곳, 인원 수는 총 10명이다.

    KB금융은 계열사 CEO에게 2년 임기를 보장하고 추가 1년 임기를 부여하는 '2+1'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2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임기 중 리딩뱅크 탈환 등 경영 실적이 탁월해 연임이 무난할 전망이다.

    이밖에 주요 계열사들인 KB증권, KB손보, KB국민카드 등은 현 CEO의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박정림‧김성현 공동대표가 '라임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가 예상돼 연임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지난 2020년 12월 취임한 김기환 KB손보 대표는 올해 말까지 기본 임기 2년에 추가 임기 1년을 모두 채우게 돼 추가 연임 가능성이 확실치 않다. 이에 KB금융 내부에선 지주 부문장으로의 영전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의 경우 이제 2년 임기가 만료돼 추가 임기 1년 부여 가능성이 높지만, 계열사 CEO로 이동이 예상되는 일부 은행 부행장급 유력 인사들의 자리 마련을 위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전임 윤종규 회장 퇴임과 동시에 기존 허인‧이동철 부회장 2인도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부회장직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대신 지주 부문장직이 3~4개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물러난 두 부회장의 향후 거취도 관심사다. 허인 전 부회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