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RA '외국 우려기업 규정'… 사실상 中기업 보조금 못받아제3국 합작회사도 中정부 지분 제한… 러시아·이란 통제하 기업도 제외국내 배터리 업계 촉각… 지분조정에 수천억 추가 투자 필요할 수도
  •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과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의 모습 ⓒ각 사
    ▲ (왼쪽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과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의 모습 ⓒ각 사
    미국이 사실상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를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액공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 전기차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조처로 풀이되는 가운데,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국내 배터리 업계에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IRA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외국 우려기업(FEOC)’의 세부 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북미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

    미국 에너지부는 FEOC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 통제, 관할에 있거나 지시받는'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에서 배터리 부품이나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조달한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대신 미국 정부는 중국 밖에 설립되는 중국 기업과 외국 기업 합작회사는 중국 정부의 지분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정부가 합작회사 지분을 25% 이상 보유하면 세액공제 혜택을 제한한다. 이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정부 지분 25% 이상인 기업과 합작사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반도체법 기준과 동일하다.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장은 중국에 공급망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배터리 업계에 일정 부분 숨통을 틔운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한중 합작회사 설립 움직임이 활발했던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 세부규정 발표를 앞두고 합작법인 지분율 제한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업계에서는 FEOC 세부 규정에 맞춰 중국 합작법인의 지분을 조정하면 보조금을 받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투자 지분을 낮추기 위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추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점은 우려된다. 생산라인 설립에 조(兆) 단위 자본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분 추가 매입을 위해 수천억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규정안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기업 의견을 수렴해 미국 정부에 우리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