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 이어 내년 초 OPI도 '제로'… '연봉 3분의 1토막나''업계 최고 대우' 공식 무너져… 내년 상반기도 어려워내수 진작 및 경쟁사 처우 반영 '특별 격려금'만 바라봐
  • ▲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임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임직원들 모습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해 실적 악화로 성과급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통보하면서 직원들도 반도체 한파를 체감했다. 업계에선 삼성이 성과급 대신 격려금을 지급해 내년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에 잘 대비하자고 직원들을 달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이 역대 최저 수준의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옛 PI)을 지급한데 이어 연간 기준 초과이익성과급(OPI, 옛 PS)도 지급률 '0%'를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공지하면서 사실상 '제로 성과급' 시대를 맞았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성과급이 없어 연봉에까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부 직원들의 연봉이 3분의 1 토막날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나온다. 최근 몇 년 간 삼성 반도체 직원들이 역대급 실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받아왔고 성과급도 연봉의 일부라는 인식이 자리잡은지 오래라 연봉 감소 효과를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최대 연봉의 50%까지 받을 수 있는 삼성의 OPI는 반도체업계에서도 해마다 관심이 크다. 반도체인들이 삼성에서 일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매해 실적에 따라 일시급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OPI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정도다.

    그만큼 이번 제로 성과급으로 업계 최고 대우를 받던 삼성 직원들의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최근 몇 년 사이 반도체업계 인재 쟁탈전이 격화되면서 삼성에서 SK하이닉스로, SK하이닉스에서 삼성으로 이직자가 대거 발생했고 디스플레이업계나 반도체 장비업계에서도 삼성이나 SK하이닉스로 옮겨온 사례가 많았는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보릿고개를 겪게 됐다.

    게다가 수조 원대 적자를 낸 SK하이닉스가 지난 상반기 기준 생산성 격려금(PI) 대신 120만 원 격려금을 지급하고 뒤이어 지난 10월엔 PI 지급 기준을 변경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PI를 지급할 수 있게 하면서 삼성과 비교가 되는 상황이다.

    이런 까닭에 반도체업계 안팎에선 삼성도 제로 성과급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에도 삼성전자와 삼성 일부 계열사들은 '특별 격려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삼성은 경영환경 악화 상황에서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 등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임직원들에게 특별 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는데 올해도 반도체 경기 악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또 한번 통 큰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 격려금을 누구보다 기대하는 쪽은 삼성 직원들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지난 3분기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하긴 했지만 올해 적자 늪이 깊었던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도 실적 회복에 고군분투가 예상된다. 올해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도 직원들이 성과급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도 격려금이라도 받아야 내년 업턴에서 다시 힘내서 일할 동기 부여가 조금이라도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경쟁사 처우를 반영한 삼성의 대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