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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일본 대표 기업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모빌리티 관련 전시에 힘을 주며 사실상 모터쇼 수준으로 모빌리티가 주가 된 CES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소니는 예년처럼 큰 규모 부스를 꾸리고 CES 관람객들이 필수로 들러야 하는 전시관이라는 명성을 지키고 있었다. 다만 과거 TV나 IT 디바이스들을 중심으로 전시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제는 완전히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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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이번 CES 2024에서 혼다와 손을 잡고 내놓은 전기차 콘셉트카 '아필라(Afeela)' 부스를 바로 옆에 따로 꾸려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소니 부스 한 켠에 아필라를 한 대 배채해 관람객들이 직접 차에 탑승해보고 미래차 변화상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지만 올해는 아필라가 소니 전시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비중을 할애했다.
소니는 이번에 아필라 전시 부스를 따로 꾸리면서 여러 대의 콘셉트카를 배치했다. 방문객들은 소니 전시관 관람에 앞서 아필라 부스에 들러 전방향에서 차를 살펴보고 미래차가 어떤 기능과 모습을 하고 있는지 흥미롭게 살펴봤다. 이번에도 직접 차 안에 탑승해 헤드 디스플레이를 조작해보거나 새로운 기능들을 실행해볼 수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여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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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전시관에도 개막 첫 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소니 전시관 내부에는 사실상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전시가 주를 이뤘는데, 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이 어려워지고 재택근무 등을 하게 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이밍 시장을 겨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단순 콘솔 게임을 떠나 VR이나 AR 등으로 진화하면서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선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5 포탈(Portal)'도 전시됐는데, 미국 현지에선 이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전시장에서도 이 제품을 살펴보는 관람객들이 다수였다.
소니 전시장 안에도 또 하나의 모빌리티가 있다. 이 콘셉트카는 소니의 이미지센싱 기술과 제품을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뼈대만 갖춘 모빌리티 내부 여기저기에 센서를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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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일본기업인 파나소닉은 지난해 CES 2023에서 지속가능성 콘셉트를 전달하는 것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던 것에서 약간 벗어나 올해는 모빌리티 전시를 대폭 늘려 주목받는다. 여전히 전시 중심 주제는 '지속가능성'에 두고 있지만 미래 자동차인 전기차에 필요한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카를 전시장 한 켠에 마련해 두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완성차 브랜드 인피니티와 협업해 선보인 콘셉트카도 전시됐다. 파나소닉의 프리미엄 카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된 인피니티 2025년형 'QX80' 차량이다. 미국 피스커사의 전기차인 '오션원(Ocean One)'에도 파나소닉의 카오디오 시스템이 적용돼 전시에 나섰다. 관람객들은 이들 차량에 직접 탑승해 파나소닉의 카오디오 시스템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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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 대표 전자기업이었던 두 곳이 나란히 모빌리티 전시에 힘을 주고 글로벌 관람객들을 만나면서 CES가 더이상 가전쇼나 전자산업쇼가 아닌 모빌리티쇼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기존에 전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이나 중국에 상당부분 자리를 뺏긴 일본이 모빌리티 분야에서 생존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ES가 모빌리티 전시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지만 기존 전자기업 전시에서도 모빌리티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됐고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